락앤락 김준일 회장 영업이익률 20% 사수 의지 불탄다
'20%'..김준일 락앤락 회장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상의 목표, 바로 영업이익률이다.
김회장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 투자자들의 반발에도 불구 대규모 유상증자까지 단행했다. 당장은 주주가치의 하락을 가져올 수있지만 장기적으로 적절한 투자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올리면 주주들에게 오히려 '선물'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락앤락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세계 밀폐용기 시장에서 러버메이드(Rubbermaid), 타파웨어(Tupperware)에 이어 점유율 7.2%로 3위 기업이다. 김 회장은 오는 2013년 세계 밀폐용기 시장점유율 17.8% 달성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20%대였던 락앤락의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13% 아래로 추락했다. 2~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김 회장은 무슨일이 있어도 영업이익률을 20%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1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공격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업이익률 20%는 사실 제조업로선 감히 넘보기 어려운 수치다. 국내 굴지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0%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제조업계의 평균치는 5% 안팎에 불과하다.
락앤락의 경쟁사인 삼광유리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에서 올해 5%대로 감소했다.
김회장은 실제로 작년까지 락앤락의 영업이익률을 20%대의 놀라운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제조업에선 보기 드문 상황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2.86%로 뚝 떨어졌다.
이를 만회하기위한 김회장의 사투가 시작된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락앤락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2천337억3천만원, 영업이익 300억5천만원, 순이익 205억3천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1천673억2천만원, 345억2천만원, 263억9천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올해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다.
1년 사이에 매출액은 39.7% 늘어나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2.9%, 22.2% 감소해 내실이 허했다.
회사 측은 중국, 베트남 등 세계 110개국 이상 진출하면서 해외시장 확장에 따른 비용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확장과 신사업진출을 위해 인력(약 370명) 충원 및 평직원 연봉인상(약 25%)으로 수익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
자연히 재무구조도 취약해졌다.
특히 지난해 말 330억원이던 금융기관예치금, 110억원 상당의 기타금융자산을 올 상반기 모두 빼내 썼다. 이에 따라 유동자산이 6개월 사이에 110억원 감소한 2천93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매출채권이 186억원 늘어난 769억원, 매입채무는 2배로 증가한 226억원으로 불어났다.
6개월 사이에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527억3천만원에서 1천152억원으로 2배로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유동비율도 555.3%에서 244.6%로, 부채비율도 14.6%에서 33.1%로 악화됐다.
올해 3월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을 의식하고 홍콩 증시 상장계획을 철회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약 809억원을 빌려 차입금의존도는 17.08%가 됐다.
'성장주'의 대명사였던 락앤락은 올 들어 수익성이 감소한데다 글로벌 증시폭락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주가도 하락했다.
락앤락은 앞으로 2년간 한국시장에 약 610억원, 중국에 247억원, 베트남에 586억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지난 29일 1천435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락앤락은 국내에선 안성물류단지 조성과 아산 금형 공장 추가 설비를 위한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락앤락의 돌발적인 계획이라며 주주가치 희석을 우려하면서 매도세가 몰려 30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1일에는 장 중 한때 5만1천100원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30일과 31일 양일간 급격하게 주가가 떨어지면서 3만1천450원으로 내려 앉았다. 이는 한 달 전인 7월29일 종가(4만7천700원)보다 주가가 34%나 빠진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락앤락의 목표가를 4만~5만원에서 2~4만원대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유상증자로 시장의 신뢰가 깨진 상황이라 주가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글로벌 경기와 상관없이 매년 영업이익률 20%대를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내년부터 투자에 대한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201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