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지에서 사고발생하면 귀국? 현지치료?

2011-09-06     박윤아 기자

해외여행 중 갑작스런 상해를 입었을 경우 여행객은 즉시 귀국해서 국내 병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까?

그렇지 않다. 해외 현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보험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모든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자보험 약관 등에 따르면 상해를 입은 여행객이 해외 현지치료를 받은 경우, 보험가입금액을 한도로 진찰비, 수술비, 약제비, 입원비, 긴급이송비용 등 의료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과 진료의 경우 국내에서는 '비급여대상'에 적용, 보상제외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 현지 치료시 더 폭넓은 보장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다. 

◆ 현지치료 안 받고 기다렸다가 이게 웬 날벼락!?

최근 서울 관악구 봉천동 거주 성 모(여.35세)씨는 해외여행 도중 치아 상해를 입고 현지치료를 미뤘다가 보험적용 대상을 비켜가며 곤란을 겪었다.

 

6일 성 씨는 하나투어를 통해 4박5일 신혼여행 패키지 여행상품을 290만원에 구입, 지난8월 초 필리핀 세부로 떠났다. 여행 3일차 성 씨는 잠을 자던 중 침대 모서리에 부딪혀 앞니(11번 치아)가 부러지는 상해사고를 겪었다.

 

▲ 성 씨의 치아 파손 관련 사진.

 

성 씨는 필리핀 의료진보다는 믿을 수 있는 국내 의료진에게 치과진료를 받고자 가이드에게 경위를 입증해줄 ‘확인서’를 받은 후 서둘러 입국했다.

관계보험사 측으로 보험금청구 등을 문의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치과진료는 비급여항목으로 보험혜택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

“현지치료를 받았다면 보험금 지급이 됐을텐데 한국에서는 비급여에 해당돼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관계자의 설명에 그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성 씨는 “가이드가 현지치료를 권했다면 사고에 대한 추가비용 없이 여행을 마쳤을텐데 무지한 가이드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고 토로했다.

 

하나투어 측은 현지 가이드의 책임을 인정, 여행사 측이 지정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그에 대한 치료비를 보상해줄 것을 약속했다.

 

성 씨는 그러나 “지정병원이 아닌 주치의에게 치료를 받고 싶다”며 “가이드가 안내를 제대로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데 원하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입장.

 

이에 대해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객이 필리핀에서 치료를 받기엔 미심쩍고, 국내 치료를 받으면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난감한 상황에 처했지만 가이드의 과실을 인정하고 국내치료를 받고 의료비도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지정병원을 제시해 원만한 해결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험보장내용이 자주 변하기 때문에 가이드에게 여행자보험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하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 현지 치료 시 보험가입한도 내 보상...치과진료 '비급여대상'에 주목

해외 여행시 사고 등으로 상해를 입게 된 여행객의 경우 '해외여행자보험 약관' 등에 따라 현지에서 치료를 받아도 보험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진찰비, 수술비, 약제비, 입원비, 긴급이송비용 등 의료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특히, 치과진료 등은 국내의료보험 비급여 대상에 속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치료 보다 현지치료를 받는다면 보다 넓은 보험 보장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해외여행 중 입은 상해에 대한 국내 입원치료시 보험사는 본인부담금의 90%를 보상하고, 국민건강보험법 미적용 시 본인 부담금액의 40%를 보상하는 등 현지치료보다는 지급기준이 까다로워지는 편이다.

아울러 국내치료에 대한 보험금을 수령하려면 여행자보험상품에 국내의료비 담보가 포함돼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시 상해사고를 당했다면 1차적으로 현지치료를 받기를 권한다”며 “여행자보험은 여행기간이라는 정해진 기간 동안의 사고만 보상하기 때문에 드물게 여행출발전이나 여행후 청구건으로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차적으로는 해외치료를 가이드로 잡고 있다”고 조언했다.

 

또 “민원인의 경우 치과치료라도 현지에서 치료받았다면 비급여대상에 속하더라도 보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가이드가 현지치료에 대한 적절한 안내를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