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낭만과 정담이 있는 ‘구불구불’ 국도 드라이브
강원도 평창~경남 하동까지 곳곳에 삼림욕·호수 등 절경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찰나(?)와도 같았던 여름휴가는 허무하게 끝이 났건만, 가을은 쉬이 오지 않으려나보다. 무기력증에 헉헉대고 있는 기자에게 찾아온 한줄기 빛이 있으니, 바로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 모름지기 명절엔 가족, 친지와 함께 보내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잠시 시간적 여유를 만들 수 있다면 훌쩍 국도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속절없이 막히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가을 향기 물씬 풍기는 국도를 따라 연인과, 가족과 함께 드라이브를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가 ‘구불구불 신나는 국도여행’이라는 테마 하에 추천한 2011년 9월의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수도권에서 강원도로 가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반도의 동서를 잇는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한다. 하지만 추석처럼 많은 사람이 동시에 이동할 때라면, 고속도로를 나와 나란히 이어지는 6번 국도를 이용해보자. 양평에서 횡성, 평창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국내 여행자들에게 각광받는 드라이브 코스.
숲과 함께 달리는 6번 국도는 차창을 열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삼림욕이 저절로 되는 듯 상쾌함이 이어진다. 태기산 고개를 넘어 평창군 봉평면으로 들어서면 이효석생가, 평창무이예술관, 달빛극장 등 문화예술 공간이 자리 잡고 있어 볼거리도 풍성하다. 평창 한우와 봉평 메밀국수, 진부의 산나물 등 지역특산물을 맛볼 수 있는 길이라서 더욱 즐겁다.
진주와 하동을 잇는 가장 빠른 길은 남해고속도로다. 속도와 효율을 생각한다면 편리한 지름길을 택하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둘러가는 2번 국도에 굳이 눈길을 주는 건 그 길에 서정과 여유가 함께하기 때문. 전남 신안을 기점으로 목포와 광양을 거쳐 경남 하동, 사천, 진주, 창원, 부산으로 이어지는 2번국도 가운데, 신안군 구간, 곤명면 구간 등 일부 도로가 오전한 2차로. 경전선 철로와도 나란히 달려 그 맛이 각별하다.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굽어보며 묵묵히 서 있는 진주성은 진주의 상징이자 진주 시민의 자랑이다.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오는 진양호에서 바라본 노을은 황홀하기 그지없다고. 2번 국도 진주~하동 여행의 종착지는 하동읍. 섬진강을 곁에 둔 송림 끝자락에 경전선 섬진강철교가 있고, 강 건너편은 전라도 광양 땅이다. 2번 국도는 섬진강 건너 광양으로 이어진다.
한국전쟁의 흔적부터 조선, 신라, 고구려의 유적들이 담겨 있는 37번 국도는 시간을 거스르는 길이다. 파주 문산과 연천 전곡을 잇는 이 길을 달리다보면 선사인류의 흔적과도 조우하게 된다고. 특히 전곡리에 들어서면 원시부족과 맘모스의 모형을 보며 시간여행의 관문을 통화하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힌다.
37번 국도를 따라 문산방향으로 이동하면 선사시대에서 역사의 한 가운데로 진입한다. 임진강 장남교를 건너면 신라 경순왕릉, 고구려 호로고루성이 자리 잡고 있으며, 두지나루터에는 조선시대 황포돛배가 재현돼 있다. 역사의 자취를 두루 만난 뒤 임진각에 서면 통일의 염원이 한층 더 성숙하게 다가오지 않을까.(자료참고-한국관광공사)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