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천'은 사용자 '십이지장' 녹이는 게임?"

회사측 무더기 계정 사용정지에 집단 고발 초유의 사태

2007-05-29     이경희 기자
인터넷 게임 유저들이 게임업체의 횡포에 대해 공동으로 소비자고발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인터넷게임업체 기가소프트의 십이지천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 40여명은 최근 기가소프트가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무더기로 계정을 정지시킨 데 대해 한국소비자원에 집단 고발했다.

유저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갑자기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정신적 충격 외에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아이템과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게 돼 경제적인 피해도 막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십이지천은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를 구입해 사용하는 부분 유료 게임이다.

유저들에 따르면 기가소프트는 최근 불법 프로그램 단속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게임이용자들의 계정을 정지 또는 영구정지시켰다는 것이다.

소비자 박지영씨의 경우 집에 컴퓨터 2대를 놓고 동시접속으로 이 게임을 즐겼다. 프라이스라는 오토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바이러스를 체크하며 디렉토리정리와 포맷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이중 한대에서 사용해온 계정이 정지됐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이유. 박씨는 PC에 다른 프로그램은 전혀 없고 십이지천 유저의 90%가 이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데 자신만 사용정지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특히 박씨의 경우 두대의 PC에서 똑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했는 데 다른 한대는 정지당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기가소프트의 계정정지가 무작위라는 의심을 더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유저인 장정호씨도 갑자기 사용정지를 당해 황당하기만 하다. 장씨는 이미 캐릭터 200만원과 아이템 80만원을 보유하고 상황. 급작스런 사용정지로 이들 비용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유저들은 기가소프트가 십이지천과 관련된 불법 프로그램만 검색할 능력이 없자 사용자 PC의 전체 불법 프로그램을 검색해 계정을 정지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법 프로그램이 많이 깔린 PC방에서 게임을 즐겨 온 상당수 유저가 사용을 정지당했다는 것. 또 계정을 정지시키기전 아무런 사전공지도 없었고 메일도 발송하지 않았던데 대해서도 유저들은 들끓고 있다.

이에 대해 기가소프트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5월26일 임시점검 과정에서 보안 시스템을 최상위 등급으로 강화하고 불법 프로그램이 발견 될 경우 시스템상에서 자동으로 이용정지가 되도록 설정해 상당수 계정들을 영구블록 처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불법프로그램에 감염된 PC방의 컴퓨터를 이용해 사용정지 된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27일부터는 불법프로그램 발견시 경고 메시지 발생 후 접속 종료 (경고 5회 누적시 영구 블록)하도록 시스템을 바꿨다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