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전경련과는 인연끊어”

2007-05-29     헤럴드경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해 그룹 실적 회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밝히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해 여전히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구 회장은 27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장남 결혼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29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느냐”는 본지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거기(전경련)와 인연(因緣)을 끊어서 가지 않습니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최근 이윤호 전 LG경제연구원 고문이 전경련 상근부회장으로 가면서 전경련과 LG와의 화해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하지만 구 회장의 말로만 보면 아직은 ‘섣부른 기대’로 보인다.


구 회장은 지난 1999년 ‘반도체 빅딜’ 과정에서 전경련이 LG반도체를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에 넘기는 중간 역할을 한 이후 전경련 회장단에 발길을 끊었다. 전경련에서는 재계 핵심그룹인 LG를 전경련으로 끌어들여 재계 전체의 화합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구 회장은 여전히 전경련에 거리를 두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그룹 경영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구 회장은 “LG가 지난해는 어려웠는데 올해는 어떨 것 같으냐”는 물음에 “작년보다 실적이 괜찮아질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최고경영자(CEO)들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LG전자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PDP사업’에 대한 질문에는 “다 괜찮다”고 덧붙였다. LG그룹은 최근 주력계열사인 LG전자와 LG필립스LCD를 중심으로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구 회장은 다음달 중순, 전자ㆍ화학ㆍ통신서비스 등 계열사 CEO들로부터 ‘컨센서스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상반기 실적을 직접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전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

LG의 실적개선에 대한 자신감은 구 회장이 연초 전 직원들에게 성과주의를 강조하며 직접 그룹 경영을 챙기는 영향이 크다. 구 회장은 창립 60년을 맞은 올해를 LG의 체질개선 호기로 보고, 예년에 비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올해 매출 92조원을 목표로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한 디딤돌의 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 현장방문 등도 늘었다. 본격 움직임을 시작하는 3월 이후 구 회장의 활동반경도 넓어졌다.


구 회장은 3월 ‘LG CNS 상암IT센터 개관식 참석-LG연구개발성과 보고회 주재’를 비롯해 이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방문-LG스킬올림픽 참석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달 말에는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등과 함께 LG필립스LCD 폴란드 LCD모듈공장 준공식에도 갈 예정이다. 구 회장은 현지에서 계열사 CEO 및 법인장들과 전략회의도 열 예정이다.

권남근ㆍ서은정 기자(thankyou@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