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이건영 사장의 통큰 해외투자, 우려의 시선 교차

2011-09-07     지승민 기자

최근 러시아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스낵사업 확대 계획을 밝힌 빙그레 이건영 사장의 공격적인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익과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재무건전성도 다소 악화된 상황에서 무리한 진행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빙그레는 지난 5일  60억원을 투입해 러시아에 생산법인 빙바를 세워 스낵의 현지생산과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빙그레의 첫 해외 생산법인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 이익이 급감하고 재무지표마저 악화된 상황이어서 빙그레의 대규모 해외투자에대해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자료에 따르면 빙그레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3천5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두 자릿수 감소하며 각각 256억원, 220억원에 그쳤다.

속빈 장사였던 셈이다.

재무건전성면에서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1천124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867억으로 22.8% 급감했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578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1천37억원으로 79.4% 증가했으며 재고자산도 220억원에서 478억원으로 무려 117.2% 급증했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상반기가 성수기이다 보니 매출을 높이기 위한 비용을 늘리고 이를 다시 하반기에 회수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이클이며 염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재고자산은 1년 전인 2010년 상반기 338억원으로 2009년 말(217억원)에 비해 55.8% 상승률을 보여 올해보다 양호했고 상반기 수치상으로만 비교해도 478억원으로 늘어 전년 동기 대비 41.4% 상승했다.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 역시 지난해 말 782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1천198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 말에는 없었던 급전성격의 단기차입금이 21억원 새롭게 추가됐다.

기업의 단기적 채무지불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과 당좌비율도 모두 하락했다. 특히 현금동원능력의 지표인 당좌비율은 143.7%에서 72.3%로 낮아져 80%대 이하로 떨어졌다.

주가는 지난해대비 상승했지만 고평가됐다는 분석이다.

반기 기준 주당 순이익이 지난해 3천45원에서 올 들어 주가 하락과 순익감소로 인해 2천496원으로 낮아진 반면 주가는 2010년 9월 5일 5만3천원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9월 5일 6만1천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건영 빙그레 사장은 1992년 빙그레에 입사해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맡다 2009년 3월 대표로 선임됐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위기에 빠진 빙그레의 군살을 빼고 비핵심사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이끌었으며 2009년 하반기 노인식사 배달사업인 ‘예가든’을 런칭했다. 그러나 아직 시장형성 초기단계인 만큼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빙그레의 대주주는 전 빙그레 회장인 한나라당 김호연 의원으로 빙그레 주식 327만6천762주(33.26%)를 보유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