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노인식호, 신텍 사태로 휘청
삼성중공업 노인식호가 휘청이고 있다.
인수합병(M&A)하려던 산업용 보일러회사 신텍의 분식회계 의혹이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신텍과 인수계약을 체결한 노 사장의 체면이 한없이 구겨졌기 때문이다. 주가도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어 노 사장의 입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텍은 증권시장의 분식회계설 조회공시에 대해 "전기 및 올해 반기의 수익인식 방법 중 일부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신텍은 "현재 수익 인식방법에 있어 추가 오류 여부 및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오류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외부감사인과 업무 협의를 통해 재감사를 받을 예정으로 한 달 안으로 확정되는 사항을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 6일 장이 열리기도 전에 한국거래소가 신텍의 분식회계설 조회공시와 함께 거래정지 조치를 취한데 따른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6일 장이 열리기 전에 제보가 접수됐다고 덧붙였다.
신텍은 다음날인 7일 오후까지 마라톤 회의에 들어가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작업에 들어갔고, 이날 오후 5시7분께 일부 오류사항을 시인했다. 서울사무소에 있던 직원들도 본사가 있는 창원으로 내려가 대응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분식회계가 일부 확인됨에 따라 신용미수로 신텍의 주가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신텍은 주식거래가 정지되기 직전인 지난 5일 종가가 1만9천원으로, 1년 사이에 97%나 급등하면 '대박주'로 통했다.
신텍의 추락은 삼성중공업에 그대로 직격탄을 날렸다.
조선업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해상 플랜트 등으로 다각화시키기위해 산업용 보일러업체 신텍을 인수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 더욱이 삼성중공업으로서는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나선 M&A여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지난 7월 삼성중공업은 "신텍으로부터 선박용 보일러, 배열회수 보일러(HRSG) 등 보일러 분야와 해양플랜트에 들어가는 각종 압력용기 등 의장품 제작을 수직 계열화하여 공급받을 것"이라며 "신텍의 대주주로부터 지분 261만주(27%)를 주당 1만5천900원으로 총 41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하루 10만주도 거래되지 않던 신텍은 삼성중공업의 인수 발표이후 200만주이상 거래량이 늘면서 한때 2만5천원대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도 신텍에 대해 잇따라 투자의견 '매수'를 외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때문에 신텍의 분식회계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 신텍의 재무제표를 검토한 삼일회계법인과 삼성중공업의 자문을 맡았던 안진회계법인도 당시 '적정'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증권가는 가히 패닉상태다.
가뜩이나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이미 올 상반기에 거의 다 채웠지만, 어찌된 일인지 주가는 지난 6월 4만6천원대로 올랐다가 최근에는 연초(3만9천700원)보다도 20% 가까이 주가가 더 빠진 상태다. 지난 6일 삼성중공업은 3만100원까지 떨어졌지만, 7일에는 증시가 전반적으로 반등하면서 소폭 오른 3만1천9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신텍의 분식회계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인수 포기여부에 대해 "이미 지난 7월12일 인수계약을 채결했다. 현재로서는 무엇이라고 입장을 표명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대내외 악재에 노 사장의 입지도 취약해졌다.
노 사장은 삼성중공업의 장수 CEO로 불리는 이해규 사장(7년2개월), 김징환 부회장(8년9개월)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2009년12월 취임했다. 취임 21개월째다.
오는 10월21일 삼성중공업의 창립 37주년을 한 달여 앞두고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노 사장이 전임자의 뒤를 이어 장수 CEO의 기록을 이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