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건설 본사 앞서 입주자들 집회...대체 왜?
경기도 파주의 한 한양건설(대표 박상진)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베란다 난간과 배전함 위치 개선을 둘러싼 민원을 제기하며 건설사측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9일 민원을 제기한 경기도 고양시 거주 주 모(남.51세)씨 등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한양수자인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2일 서울 한양건설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민원인들이 개선을 요구한 베란다난간 높이 문제와 배전함 위치 문제를 건설사측이 해결해주지 않고 있는 점에 항의하기 위해 이같은 집회를 가졌다는 것.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양수자인아파트는 베란다 난간높이가 165cm에 달해 마치 감옥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게 입주예정자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이 계약을 체결하기 전 방문했던 모델하우스 베란다난간 높이는 120cm였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를 보고 입주를 결정했는데 난데없이 난간이 165cm로 높아져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모델하우스 높이로 맞춰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양건설측은 파주시에서 베란다난간을 높이라는 지시가 내려져 그렇게 한 것이고 모델하우스는 실제 주택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 배전함 위치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대응하겠다는 답변을 한 상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지난달 9일 이에 대해 상세히 보도( 관련기사 http://www.consumernews.co.kr/news/view.html?pid=261144)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입주예정자들과 업체 간의 줄다리기는 끝나지 않은 상황.
급기야 입주예정자들이 한양건설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갖기에 이른 것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 항의해도 난간 높이를 수정할 수 없다고 대답할 뿐 달라진 것이 없다”며 “오죽하면 여기까지 와서 이러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와관련 한양건설 관계자는 “사업승인을 받기 위해 시청이 제시하는 난간 높이의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시청에서는 안전기준을 얘기하며 난간 높이를 올리라고 하고 입주예정자들은 낮추라고 하니 중간에서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배전함 문제의 경우 성실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베란다난간 문제는 우리로서도 답답한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파주시의 입장이 어정쩡한 것도 혼선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파주시청 주택팀 관계자는 “베란다난간을 높이라는 행정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며 “단 ‘120cm이상으로 높이’라는 안전규정을 지키는 한 베란다난간의 높이로 사업승인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입주예정자 중엔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해 현재 난간 높이에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안전규정이 지켜지는 한 시에서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에서 지시했다는 한양건설의 입장과 지시를 했는지 안했는지 확인이 안 된다는 파주시의 입장 사이에서 입주예정자들만 고충을 겪고 있는 셈이다.
집회 다음 날 입주예정자 대표와 한양건설 및 파주시 관계자가 3자 대면을 했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입주예정자인 주 씨는 “건설사에선 규정을 지키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하고 파주시에선 규정을 지키라고 했는지 확인이 안 된다고 한다”며 “이렇게 책임을 미루기만 하면 우리는 어디다 하소연하란 말이냐”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서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