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도 `보이스피싱' 걸려 5천만원 덜컥 송금

2007-05-31     뉴스관리자
전화사기(일명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지방의 한 법원장이 보이스피싱에 속아 6천만원을 뜯긴 것으로 밝혀졌다.

31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휴일인 지난 27일 밤과 28일 오전 사이 서울 자택에 머물던 지방의 한 법원장이 휴대전화와 집전화를 통해 "아들이 납치됐으니 살리고 싶으면 5천만원을 송금하라"는 한 남자의 협박전화를 수차례 받았다.

이 법원장은 전화를 받고 곧바로 아들의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자 아들이 실제 납치된 것으로 여기고 범인에게 5천만원을 송금했다.

이 법원장은 송금 후 협박전화를 받은 사실과 함께 범인의 계좌번호와 협박내용 등을 검찰에 알리고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범인은 또다시 "5천만원을 추가로 송금하라"고 요구했으나, 이 법원장은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1천만원만 송금한 뒤 시간을 끌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법원장이 전화사기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인이 알려준 계좌번호를 확인한 결과, 중국인의 계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전형적인 전화사기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