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하루 접대비 5천만원씩 뿌려
국내 증권사들의 연간 접대비가 1천억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의 접대비 규모가 가장 많아서 매일 5처만원씩 뿌리고 있는 것오로 조사됐다.
증권사 전체 접대비는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평균 4억원으로 추산됐다.
증권사들의 주요 접대 대상이 연기금 등의 자산운용 관계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국민의 소중한 자산이 관리 부실로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개 주요 증권사들의 작년 회계연도(작년 4월∼올해 3월) 순이익은 2조3천35억7천만원이다. 전년의 2조4천706억6천만원보다 6.8% 줄었다.
그러나 접대비는 944억1천만원에서 1천116억4천만원으로 18.2% 늘었다.
접대비를 이 기간의 영업일(252일)로 나누면 하루평균 4억4천만원으로 계산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접대비는 117억1천만원으로 전년의 97억9천만원보다 19.6% 증가했다. 이 증권사의 작년도 접대비는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5천만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접대비는 69억9천만원에서 84억원으로 20.2% 늘었다. 대우증권은 77억2천만원에서 73억5천만원으로 4.8% 줄었다.
하나대투증권(72억6천만원), 우리투자증권[005940](68억7천만원), 현대증권[003450](64억원), 하이투자증권(54억3천만원), 신한금융투자(53억원) 등의 접대비도 50억원을 넘었다.
증권업계는 영업 특성상 높은 접대비 지출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고객이 돈을 맡기지만 수수료 따먹기인 증권은 외부와 교류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대규모 수수료는 큰 기관에서 나오기 때문에 법인팀, M&A팀 등이 외부에서 발로 뛰어야만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찬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증권사는 속성상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가 있을 때마다 수수료를 받아 돈을 번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거래사로 선정되려고 접대비로 승부를 건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7개 증권사의 광고선전비는 2천975억5천만원으로 전년의 2천780억4천만원보다 7.0%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광고선전비가 455억5천만원으로 전년의 345억3천만원보다 31.9% 늘어나 가장 많았다. 대우증권은 307억6천만원에서 325억8천만원으로 5.9%, 현대증권은 236억8천만원에서 304억1천만원으로 28.4% 각각 증가했다.
200억원 이상을 광고선전비를 지출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266억9천만원), 우리투자증권(262억5천만원), 동양종금증권(228억1천만원), 미래에셋증권(202억6천만원) 등이다.
증권사들은 핵심 업무인 조사연구에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보고서에 조사연구비가 명시된 증권사 16곳의 평균 조사연구비는 9억6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 대상 증권사의 접대비 평균 41억3천만원과 광고선전비 평균 11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27개 증권사의 기부금은 283억3천만원으로 전년의 256억8천만원보다 10.3% 늘었으나 접대비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삼성증권은 61억3천만원으로 전년의 55억2천만원보다 11.0% 늘어나 1위를 차지했다. 대우증권은 12억5천만원에서 36억6천만원으로 3배로 늘었고 미래에셋증권은 13억1천만원에서 25억1천만원으로 2배로 증가했다.
이밖에 현대증권(22억7천만원), 동양종금증권ㆍ한양증권(16억원) 한화증권(15억8천만원) 등의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