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용품이 순식간에 '흉기' 돌변
허술한 제품 검수로 '흉기' 수준 불량품 나돌아 안전사고 빈발
일상생활을 편의를 제공해 주는 생활필수품들이 흉기로 돌변,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견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칫솔모가 한웅큼씩 빠져 목안에 상처를 남기는가 하면, 식사시 꼭 필요한 숟가락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손을 베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유아용 의류의 부착물 하자로 인해 생후 60일 된 아기 피부에 쓰라린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필품의 경우 다른 어떤 제품보다 제조,판매업체들의 철저한 제품 검수가 요구된다.
한편, 소비자가 생활용품 등을 정상적인 사용상태에서 상해를 입게 된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거해 보호받을 수 있으며 제조물책임법에 의해서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 오랄-비 칫솔로 양치하다 목 안 상처
16일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 사는 노 모(여.40세)씨에 따르면 그는 대형마트에서 오랄-비 칫솔 6개 묶음을 5천900원에 구입했다.
며칠 후 그 중 한 개를 꺼내 양치를 하는 순간 노 씨는 깜짝 놀랐다.칫솔모가 한웅큼 빠져 입안에서 돌아다닌 것.혹시나 해서 다시 칫솔을 살펴보자 역시나 칫솔모는 계속해서 빠졌다고.
또 다른 제품을 사용해봐도 모가 쑥쑥 빠져 불쾌감에 토하고 헹구기를 몇 번, 칫솔모가 입안 여기저기를 굴러다니는 느낌에다 목에 뭔가 걸린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참다못한 노 씨가 구입한 마트의 고객만족센터 측으로 반품을 신청하고 환불 받았지만 저녁때까지 목안의 이물감이 사라지지 않았다.결국 다음날 목안의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노 씨는 내시경 결과 '목 안에 상처가 났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노 씨는 “유명업체에서 만든 칫솔이라 믿고 샀는데 상식 이하의 불량제품이었다. 나같은 어른이 사용했으니 망정이지 어린아이가 쓰다가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으면 어쩔 뻔 했냐”며”며 불쾌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한국 P&G 오랄-비 관계자는 “확인결과 모든 제품의 불량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하자의 원인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며 환불 및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 숟가락이 면도칼로 돌변...피 '줄줄'
강원 정선군 정선읍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배 모(여.27세)씨에 따르면 그는 며칠 전 각종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수저200세트, 접시, 냄비 등 총 40여만원어치의 제품을 주문했다.
영업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배송 받은 수저와 식기류 등을 삶은 뒤, 마른 수건으로 닦던 배 씨는 화들짝 놀랐다.
숟가락의 둥근 부분에 손바닥 한 쪽이 베여버린 것. 자세히 살펴본 배 씨는 손바닥을 벤 숟가락의 둥근 부분이 다른 제품에 비해 유난히 날카로운 것을 발견했다. 다행히 상처는 깊지 않았지만 손바닥에는 피가 맺혀 있었다
배 씨는 “하마터면 손님의 입에 상처를 낼 수도 있었던 것”이라며 “다른 제품도 불안해서 사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전해 다행히 수저 200세트를 모두 환불 받았다.
해당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런 일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터라 우리도 당황스럽다”며 “수많은 제품 중에 불량 상품이 한 개 정도는 있을 수 있지 않겠냐”며 양해를 구했다.
◆ 아기옷이 면도날? 60일된 아기 얼굴 그어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정 모(남.30세)씨는 아동복 전문브랜드인 A사에서 만든 3만 4천원 상당의 아기 옷을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기쁜 마음에 아이에게 옷을 입힌 정 씨는 몇 시간 뒤, 화들짝 놀랐다. 생후 60일된 아기의 턱 주변에 붉게 긁힌 상처가 발견된 것.
당황한 정 씨가 원인을 살펴보니 새 옷에 달려있던 부착물의 하자 때문이었다. 단단하게 굳은 본드 성분이 모서리 부분에 남아있어 움직이는 아기의 얼굴을 스치며 상처를 남긴 것.
어른의 피부에 닿는 느낌은 조금 거친 정도에 불과했지만 예민한 아기 피부에는 상처를 낼 수도 있을만한 하자였다. 정 씨의 항의에 업체 관계자는 환불 및 치료비 보상을 약속했다.
정 씨는 “보상이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의 옷을 만드는 업체인만큼 엄격한 수준으로 품질을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사의 관계자는 “뜻하지 않은 사고에 대해 고객에게 사과했고,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앞으로 품질관리에 더욱 더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소비자가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