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교통카드, 요금 덤터기 주의보
거리정산제, GPS 송수신 장애로 '헛다리'...내역 확인해 환급 요청
대중교통 이동거리에 따라 금액이 정산되는 교통카드. 요금 청구는 과연 100% 정확할까?
한 소비자의 제보를 통해 교통카드 요금에도 오류가 많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버스의 GPS가 위성으로 위치 정보를 송수신하면서 고층 빌딩 등에 방해를 받는 경우, 간혹 송수신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즉, 버스를 탄 곳과 내린 곳의 정보가 부정확해지면 이동거리에 비례하는 현 교통카드 요금정산 시스템에도 부정확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
이와 관련 한국스마트카드 측은 GPS 송수신 상태에 대한 원천적인 해결이 어려워 비상가동반을 따로 결성, 매일 수시점검을 나서며 교통카드 단말기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거주 박 모(남.38세)씨는 빌딩숲의 GPS송수신 장애로 교통요금에 관한 불편을 겪게 된 대표적인 케이스.
21일 박 씨에 따르면 그는 매일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이용하며 역삼동에서 당산역으로 출근한다. 그러던 지난 5월말 평소보다 100원 더 많은 요금이 단말기에 표시된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무료 환승 시간을 초과해 요금이 더 나온 것이라 생각하고 무심코 넘겼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일정한 시간(오전 8시경)에 늘 같은 노선(역삼동~당산역)을 이용했음에도 100원이 8차례나 추가로 청구돼 이상을 감지했다고.
▲초록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잘못된 교통요금내역. 6월1일자 요금과 대조되는 모습.
그동안 버스에서 내린 후 지하철 환승 시 100원만 추가돼 편도 교통비로 늘 1천원이 들었지만 문제가 발견된 날은 100원이 아닌 200원의 환승요금이 단말기에 표시됐다.
혹시나 싶어 교통요금 상세 내역을 살펴보자 100원이 추가 부가된 승차역이 '역삼동개나리아파트'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박 씨에 따르면 이 승차장에서 하차역인 역삼역까지 한 번에 통하는 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기자가 직접 확인한 결과, 버스로 '역삼동개나리아파트'에서 '역삼역'으로 가려면 최소 1회 환승 또는 도보로 700m이상 떨어진 다른 버스정류장을 이용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씨는 교통카드사인 한국스마트카드 측에 문의해 "버스 GPS 송수신 장애 발생 시 간혹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초과된 청구건을 환불 받았다.
아울러 박 씨가 문제 재발 시 또 다시 환불요청 전화를 해야하느냐 묻자 카드사 측은 개별적인 문제 확인이 어려워 현재로서는 환불 요청 전화가 불가피하다고 답했다고.
박 씨는 “몇백원 받자고 일일이 전화를 하라니 전화비가 더 나오겠다”며 “교통카드 이용자를 최소 100만명만 잡아도 줄줄 새는 요금 '100원'을 곱하면 1억원인데 일일이 전화를 하지 않더라도 정기점검 등을 통해 환불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시정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교통카드시스템이 도입 초기에 GPS송수신 오류로 인한 문제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발생빈도가 눈에 띄게 감소한 상태”라며 “버스는 위성 GPS항법장치를 통해 이동경로가 추적되고 요금이 부과되는데 간혹 고층빌딩 등이 밀집한 빌딩숲을 지나면 전파방해를 받아서 간혹 위치정보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주행 중 멈춤 현상을 떠올리면 쉽다. 아직 원천적인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라 카드사측은 비상가동반을 따로 결성, 매일 수시점검을 통해 단말기를 점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스마트카드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메일이나 웹페이지를 통해 교통요금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문제를 발견하고 고객센터 측에 신고하면 사실확인을 거쳐 요금을 환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