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3사, 가격 인상 발 묶여 1천억 적자 '끙끙'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대 제당업체들이 정부의 강력한 물가 대책으로 허덕이고 있다.
설탕의 원료인 국제 원당 가격이 급등했지만 정부의 물가 대책으로 이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설탕의 수입관세마저 대폭 인하될 예정이어서 제당업계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당 3사는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설탕사업 부문 누적적자가 1천600억~1천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울상이다. 지난해 약 700억원의 적자에 이어 올 상반기에만 이미 600억원 정도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초 파운드당 10~11센트에 거래되던 국제 원당 가격이 세계적인 이상기후와 투기세력 개입 등의 영향으로 올 5월 중순부터 급등해 현재 28~29센트 선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국제 원당 가격은 지난 2년 동안 약 250% 급등했지만 설탕의 국내 소비자가(출고가 기준)는 같은 기간 약 41% 오르는 데 그쳤다.지금의 추세라면 올 하반기에도 제당사업 부문 적자는 약 300억~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설탕산업은 CJ제일제당이 50%, 삼양사가 30%, 대한제당이 20%를 점유하고 있다.
설탕 3사는 올상반기 매출액증가에도 불구 매출원가 등이 함께 늘어나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특히 CJ제일제당의 상반기 매출원가는 지난해 총 매출원가의 84%에 달하는 수준이며 설탕의 비중이 큰 대한제당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무려 46%나 줄어들었다.
CJ제일제당의 식품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기준으로 72%에 달하며 원당, 원맥, 대두, 옥수수 등 주요 원재료 중 원당이 가장 높은 42% 비중을 차지한다. 삼양사는 식품사업의 비중은 51%이며 주요 원재료 중 원당의 매입액 비율은 39%에 이른다. 대한제당은 식품사업 비중이 70%에 달하며 원재료 중 원당의 비율은 32% 수준이다.
장기적인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가 설탕제조사 3곳의 과점적 이윤을 들어 지난 7일 입법예고한 기본관세 인하 정책에 따라 설탕의 수입관세율을 35%에서 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
설탕은 자국의 과잉 생산물을 덤핑처리하고 국내로 재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국이 관세를 높인 품목(EU 85%, 일본 70%, 미국 51%). 우리나라만 이례적으로 관세를 낮춰 저렴한 수입설탕이 유입될 경우 국내 제당업체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