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BW 행사가 하향, 주가 상승 발목 잡나?

2011-09-22     유성용 기자

대한전선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행사가액을 대폭 하향 조정함에 따라, 향후 주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대한전선은 주가하락으로 인해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주당 5천240원에서 4천430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공시했다.

대한전선은 지난 3월21일 기존 차임금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천5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으며, 추후 주가 하락에 따라 3개월 단위로 행사가 조정이 가능하다는 옵션을 붙였다.

공모 당시 4년 만기에 만기 이자율 연 6.7%, 표면 이자율 3%의 BW에 총 4천73억원의 청약자금이 접수되는 등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대한전선이 2009년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 이행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어 추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기 때문.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대한전선은  손관호 회장을 비롯해 강희전 사장, 그리고 고 설원량 회장의 장남인 설윤석 부회장까지 가세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부동산과 계열사 자산을 줄줄이 팔며 재무구조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2008년 2조2천690억원의 차입금은 2009년 1조6천345억원으로, 올 상반기에는 1조3천297억원까지 대폭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첫 번째 조정일인 6월21일 대한전선 주가는 6천490원으로 공모가보다 19.3% 상승해 있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글로벌 급락장세에 대한전선 주가는 8월 들어 4천원대로 곤두박질 쳤다.

BW 행사가액 조정 공시 당일 주가는 4천475원으로 행사가보다 12.3% 떨어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BW 행사가액을 현재 주가에 맞춰 810원 하향조정했다.

문제는 역대 최저가 수준의 행사가액으로 인해 주가 상승기 마다 BW 채권자들의 권리 행사가 이어져 잠재물량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

이번 BW 행사가액 조정으로 기존 4천770만여주던 잠재물량은 5천642만여주로 1천만주 가량 늘었다.

대한전선 총 발행주식수인 약 1억5천119주의 37.3%에 달하는 양이다. 주식가치가 희석돼 장기적으로 대한전선 주가 상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에 대해 대한전선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 목적으로 발행된 신주인수권이 행사되면 부채가 줄고 그만큼 자본이 커져 재무건전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W 행사가액 하향조정이 적용된 21일 대한전선 주가는 4천475원으로 전날과 변동이 없었다. 반면 LS전선 등 동일업종 주가는 평균 2.30% 상승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