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호재' 현대기아차에 투자자들 뜨거운 러브콜

2011-09-23     안재성 기자

올해 상반기 자동차업계에서 독보적인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기록한 현대기아차(회장 정몽구)에 환율 호재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적인 구애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악재와 글로벌 경기 리스크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환율 급등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株’가 주목을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1천78원) 이후 절벽을 타고 오르듯이 가파른 기세를 선보였다. 19일 1천136원, 20일 1천145원, 21일 1천155원으로 껑충껑충 뛰어오르더니 22일에는 1천179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대표적 ‘수출株’이자 실적  호황인 현대기아차가 외국인과 기관의 총애를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5거래일간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 1~3위는 기아차(1천262억원), 현대모비스(1천9억원), 현대차(936억원)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독점했다.


기관도 현대기아차 주식 매집에 뛰어들었다. 지난 주 자동차가 속한 운송장비 업종을 920억원 순매수한 기관은 이번 주에도 980억원 사들였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 강세가 중기 추세로 갈 것으로 여겨지면서 수출주의 이익 전망치 상향 없이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뿐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수익 모델 및 경영 체제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임은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업계의 호황과 풍부한 유동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타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생산량 증대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 반면 현대기아차는 밸류 체인 수직계열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추구했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타 업체보다 더 높은 수익성을 일궈냈다”고 평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를 중심으로 철강(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부품(현대위아, 현대모비스), 금융(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 여러 업체들이 어우러져 밸류 체인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 인수로 건설을 축으로 새로운 밸류 체인 형성도 기대되고 있다.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은 밸류 체인 수직 계열화로 ▲비용 절감 ▲품질과 기술의 일관성 유지 ▲투자기간 단축 등의 성과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업계 전체가 호황이지만 현재 약 700만 대 수준의 생산량을 함부로 늘릴 계획은 없다. 그보다는 플랫폼 공유를 통한 원가 절감, 하이브리드카·전기차 등 품질경쟁력 향상,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 내실을 충실히 하는데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밝혔듯 “양보다 질을 우선하는” 경영철학을 견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높은 수익성으로 보답받았다.


현대차의와 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률(현대차 10.3%, 기아차 8.4%)은 업계 최고치이다. 지난 3O년간 평균 ROE에서도 기아차는 약 12%, 현대차는 약 11.5%로 세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을 유지해 왔다.


동부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로 32만원을, 기아차는 10만5천원을 각각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에도 글로벌 시장 악재는  여전히 복병이다. 


FOMC 사태로 22일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지면 현대차는 22일 전일 대비 4천원이나 곤두박질친 20만7천원에 머물렀다. 기아차도 22일 종가 7만1천600원으로 전일 대비 600원 떨어지면서 쭉 이어지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올라갈 때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 상승이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주의를 줬다.


윤필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위기를 벗어나고 소비 진작이 이뤄지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현대차는 23만원, 기아차는 7만5천원(기아) 이하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