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채무부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무안전성 흔들

2011-09-26     윤주애 기자

자산규모 7조원인 한진중공업의 채무보증 잔액이 무려 6조원에 달해 재무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의 대량해고 사태로 인한  노사간 대립이 장기전을 달리면서 기업이미지가 추락했다. 선박 수주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자금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경우 한진중공업 채무보증 잔액의  74% 이상을 차지하면서 재무안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채무보증 잔액은 지난 22일 현재 자기자본(2조186억원)의 300%에 달한다.


올 상반기 한진중공업의 단기차입금은  3천400억원에서 4천140억원으로 22% 늘었다. 사채는 1조원에서 1조3천억원대로 27% 증가하는 대신, 유동성장기부채를 1조7천억원에서 1조4천억원으로 13.5% 줄이며 허리띠를 조이고 있다.




 

문제는 해외사업 환산 손익이 지난해 말 1천400억원에서 올 상반기 860억원으로 40% 떨어졌지만 계속해서 투자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


실제로 한진중공업은 지난 15일 필린핀에 있는 수빅조선소가 메트로뱅크에 1천650억원을 차입하는데 보증을 섰다. 이 금액은 한진중공업 자기자본의 8.18%에 해당된다.


지난 22일에는 진주초장해모로 일반분양자들이 경남은행에서 2천40억원을 빌리는데도 보증을 섰다. 이번 채무보증금액은 한진중공업 자기자본의 10.11% 규모에 해당된다.


이번 보증은 초장지구 도시개발 사업구역내 공동주택 2BL, 4BL해모로 신축사업 입주예정자의 중도금대출 채무에대한 것으로 기간은 대출일로부터 36개월이다.


한진중공업은 전체 채무보증 잔액 5조9천400억원 중 사용된 금액은 3조6천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선수금 환급보증서(R/G)관련 채무보증은 실차입금에 대한 채무보증이 아니며, 필리핀내 법인 HHIC-Phil Inc.의 신규선박수주에 따른 원활한 R/G 발급을 위해, 자사가 구상금 채무한도를 보증하는 연대보증(예정)액"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진중공업이 대량해고 사태로 기업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채무보증 잔액 뿐 아니라 재무안정성에도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최근 6개월간 한진중공업의 주가>

한진중공업의 연결 기준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유동자산은 올해 상반기 6개월 사이에 2조8천억원에서 2조 6천억원으로 7.4%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한진중공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천억원으로 9.8%, 보증금은 550억원에서 230억원으로 139% 감소했다. 대신 매각예정자산을 80.7억원으로 98%, 기타금융자산을 423억원으로 30.5%, 단기예금을 38.5% 끌어올려 자산총액은 결과적으로 4천3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6% 감소하는데 그쳤다.


올 상반기 매출액(1조3천800억원)과 영업이익(736억원)도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각각 11%, 43% 추락했다. 지난해 32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적자(순손실액 207억원)로 돌아섰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진중공업이 올 상반기  1조4천억원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3조원의 절반에도 못미친다"며 "최근의 실적과 재무구조, 경쟁력 면에서 현대, 삼성, 대우조선 등 선두업체에 크게 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