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플랜트 사업 부진 "실적 다 까먹네"
현대중공업의 플랜트부문 성적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남은 4개월간의 수주실적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현대중공업의 올해 플랜트 부문 매출 목표는 총 86억 달러였으나 지난 8월 말까지(42억4천억달러) 50%도 채우지 못했다. 조선, 엔진기계, 건설장비 등이 지난해 동기대비 최대 200% 이상 호실적을 기록하는 것과 대비된다.
27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육상 플랜트 부문 수주액은 9억3천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해양부문(33억100만 달러)까지 합치면 총 42억4천100만 달러다.
해양 부문은 지난해 8월까지의 실적(26억6천800만 달러)에 비해 23.73% 증가했으나, 육상 플랜트는 지난해(18억3천700만 달러)보다 49.2%나 감소했다.
특히 육상 플랜트에서 올해 38억 달러를 수주하겠다고 목표를 세운터라 남은 4개월간 얼마나 대규모 계약을 따낼지 주목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이 부문에서 20억1천억 달러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중동 국가들이 민주화 운동 이후 민심 수습용으로 발주할 도로, 주택사업 등을 확대할 것으로 판단하고 발전소와 석유가스,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최근 나이지리아 유전지대 인근에 플랜트기자재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조성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이 나이지리아에 대규모 플랜트기자재 공장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한 서부 아프리카에 각종 플랜트건설이 활기를 보이면서 기자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50대50으로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중인 브라스 LNG프로젝트는 약 60~70억 달러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입찰에는 현대중공업 외에도 사이펨(Saipem)-대우건설 컨소시엄 등 총 3개의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현대중공업이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기자재공장의 활용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랜트 부문의 경우 하반기 실적이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 이미 올해 목표치(74억7천만 달러)를 초과달성한 조선부문이 주춤한 사이 플랜트 실적이 선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국내 건설업계의 과도한 수주 경쟁으로 인해 입찰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발주처 주도의 플랜트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수의 해외공사 수행실적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발주되는 공사를 집중 수주하고 진출 지역도 다변화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초 50만원이 넘던 주가가 유럽발 악재 등으로 인해 3개월 사이에 23만5천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38조4천억원에 육박했던 시가총액도 18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