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한미약품, 필사적인 돌파구 찾기 성공할까?

2011-09-28     안재성 기자

제약산업 규제 강화로 사면초가에 몰린 한미약품(회장 임성기)이 신약개발과 해외진출로 필사적인 돌파구 찾기에 나서 성공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리베이트 쌍벌제’와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에 신음하는 와중에  보건복지부의 ‘약가 일괄인하’ 방침이 한미약품에 직격탄을 날리기 때문이다.

 

약가 인하는 일반의약품보다 전문의약품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국내 제약업체중 전문의약품 비중이 75% 이상인 한미약품의 타격이 큰 이유다.


‘약가 일괄인하’가 제약업계에 가져온 파장은 엄청나다. 업계 관계자들은 “약가 인하가 시행될 경우 내년 이후 내수 시장은 완전히 초토화될 것”이라고 한숨을 쉬고 있다.


한미약품의 3분기 매출액은 1천4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작년의 적자에서 흑자전환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반기와 비슷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내년 예상 매출액도 6천285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257억원으로 양호하다.


그러나 약가 인하가 현실화되면 이같은 예측은 무의미해진다. 정보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약가 인하는 제약업계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제약사들의 내년 이후 전망치도 모두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각 제약사의 목표주가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잘탄, 아모리핀(이상 고혈압 치료제), 에소메졸(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등 한미약품 매출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전문의약품들은 약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낮다.  일반의약품이나 의약외품도 많지 않아 매출 상승을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빼든 카드는 연구개발 및 해외 진출 강화. 


본래 주력이 아니던 일반의약품에 손대기보다는 잘하던 것에 더 주력해서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의 14.3%인 852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으며, 올해에도 매출액 대비 15%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제네릭과 개량신약을 거쳐 최근에는 오리지널 신약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기존 약보다 복용의 간편성과 성능을 높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은 빠른 속도로 매출을 늘려가고 있으며, 특히 항암 및 바이오 분야에서 11개의 신약이 임상시험 진행 중이다.


하지만 특허기간이 만료된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약가를 동일하게 58.5%로 내려버리는 ‘약가 일괄인하’는 연구개발의 메리트조차 감소시킨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약 하나 개발하는데 보통 10~15년, 비용만 수백억원이 드는데, 출시 후 수년만에 가격을 절반 가까이 인하시키면 신약을 개발할 의욕 자체가 저하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약가 인하로 내수 시장이 초토화될 위험을 피해 한미약품이 추진하는 또 다른 방편은 해외 진출 확대.


한미약품의 주력 약품 아모잘탄은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수출에 나선다.또 비소세포폐암을 주 타겟으로 하는 표적항암제 Pan‐Her Inhibitor는 임상 1상을 종료하고 조만간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인데,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노리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래스커버리(LASCOVERY)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신약에서도 글로벌 마케팅이 자리잡고 나면 매년 2조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출 확대를 위한 해외 기지 마련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미 자리를 잡은 북경한미는 매년 30%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홀딩스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지에도 현지법인이나 사무소를 차렸다. 시장 파악이 끝나는 대로 영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보라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제약주는 내수보다 해외 수출을 통한 수익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한미약품에서는 북경한미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 21일(7만8천400원)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해 6만8천800원까지 떨어졌다가 27일 6만9천원으로 다소 반등했다.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543.0배로 업계 평균 19.5배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고평가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보라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은 지주회사 분할 후 관련 스트레스 때문에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하락한 상태”라면서 “경영이 정상화되면 자연스럽게 순이익이 올라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신증권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로 8만9천원을 제시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