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국내 달러 여신 회수로 재계 비상

한국 진출 외국계 은행 달러 대출 회수..달러 유동성 악화로 기업들 이중고

2011-09-29     임민희 기자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달러화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한국에 진출해 있는 유럽계 등 상당수의 외국계 은행이 국내 대기업들에게 빌려줬던 달러대출을 회수키로 해 해당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달러자금 이탈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계 은행이 기업에 대출해 준 달러화까지 회수해 갈 경우 우리나라는 달러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2중고를 겪게 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은행 지점들이 자국에 있는 본사로부터 '한국내 자산을 줄이라'는 오더를 받고 기업에 대출한 달러여신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외국계 은행들은 한국에서 주로 선박회사나 신용도가 좋은 우량 대기업에 달러 대출을 해왔다. 이중 신용도가 낮은 선박회사에 대해선 선박을 담보로 대출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그리스 디폴트(국가부도) 위기와 이탈리아, 스페인의 재정악화로 이들의 국채를 상당수 보유 중인 프랑스과 독일 등 유럽의 상업은행들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에 빌려줬던 달러를 회수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이 달러 대출 회수에 나서면서 이를 갚아야하는 대기업들 역시 달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상업은행들이 달러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에 빌려줬던 달러를 회수해 가거나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채권자금 또는 주식자금을 빼 가려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한국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8월 이후 2개월여간 외국인 자금 7조3천억원이 이탈했다. 지난달에는 5조 1천억원이 이탈했고 이달 26일까지 2조2천57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한 데 이어 외국계 은행들이 대기업의 달러 대출까지 회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의 달러 유동성 문제를 가중시킬 전망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