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MS 연합..'굴욕' vs '기회' 설왕설래

2011-09-30     유성용 기자

MS와 손잡은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OS에 대한 고민을 털고  애플과의 디자인 특허 소송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과 함께 제조업체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엇갈린 분석이 맞서고 있다.

지난 28일 삼성전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지원하는 갤럭시S2로 '베스트셀러' 도전 소식이 전해진지 하루 만의 일이다.

갤럭시S2로 최단 기간 1천만대 판매 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로서는 굴욕이 아닐 수 없다.

MS는 지난 7월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로열티를 내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MS의 PC용 OS인 '위도'의 특허를 침해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품의 제조업체로부터도 로열티를 받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로열티 합의가 제조사로서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SW가 없는 한국 IT업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이번 MS와의 합의로 삼성전자는 대당 3달러 정도의 로열티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판매 목표량인 6천만대를 판다면 1억8천만달러 한화 약 2천100억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상반기 영업이익 5조3천600억원의 4%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허공유(크로스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했음에도 로열티를 지불한다는 것 자체가 굴욕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OS '바다'가 있긴 하나 2분기 글로벌 점유율은 1.9%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이 미약한 실정이다.

이와 반대로 MS와의 연합전선 구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외신들은 로열티 지급 합의로 구글 안드로이드가 MS의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삼성이 인정했다고 보고 있다. MS의 특허 분쟁에 힘을 실어주고, 삼성은 특허 소송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증권가 역시 로열티 합의 소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OS 고민을 던 데다, 애플과의 디자인 특허 소송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이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2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3.72% 상승한 83만7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와같은 논란에도 불구  삼성전자의 전 세계 스마트폰  1위 야심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홍원표 부사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글로벌 휴대폰 1위, 글로벌 스마트폰 리더 충분히 달성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애플의 특허공세,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등 세계 IT업체의 새 판이 짜지고 모바일 제품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갤럭시S2로 세계 스마트폰 1위를 넘보고 있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갤럭시S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0.6% 상승한 16.2%를 기록하며 노키아(15.7%)를 제치고 애플(19.1%)을 짝 뒤쫓고 있다.

두께 8mm대의 슬림한 디자인에 첨단기능을 갖춘 갤럭시S2는 국내서 개통 73일 만에 2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전작인 갤럭시S의 기록인 144일을 절반으로 단축시킬 정도의 인기다. 4개월 연속 55%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세계 시장에서는 출시 85일 만에 누적 판매 500만대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5개월 만에 1천만대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영국 소비자연맹이 발행하는 잡지인 '위치(Which)'가 진행한 스마트폰 평가에서 '베스트 바이' 어워드를 수상하며 호평을 받는 등 노키아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를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