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 '인사파행' 김경호 사장 사퇴로 일단락

2011-09-30     임민희 기자
최근 김경호 주택금융공사 사장(사진)이 취임한 지 두 달도 안 돼 전격 사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달 2일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취임했으나 취임 초기 기획재정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고 최근에는 비서실장과 상임이사 선임 문제로 적지 않은 내홍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김 사장이 국정감사 하루 전날인 지난 28일 상부기관인 금융위원회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은 최근 '건강문제'로 업무를 더이상 계속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결국 금융위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금융위는 김경호 씨가 주택금융공사 사장에 취임한 직후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 차례 사퇴할 것을 종용했으나 김 씨가 이를 거부해 오다 최근 '인사잡음'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사의를 표명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은 이달 임기가 만료된 상임이사 후임 인선 과정에서 임원회의 등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결정, 당사자는 물론 임원들에게 이 사실을 공지했으나 불과 며칠 만에 다른 인사로 교체했다"며 "김 사장에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잘 모른다'고 부인하고 얼마 전 교체한 비서실장에게 대신 이유를 설명토록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고 의혹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김 사장이 자신이 처리한 인사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등 더는 공사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상황이 안 돼 사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 국책기관 CEO(최고경영자) 인사시 원칙과 기준을 세워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김 사장이 사퇴함에 따라 금융위는 차기 사장 인선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 측도 30일 임원회의를 열어 공석이 된 사장 대행 문제와 인사잡음 갈등봉합 등 후속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주택금융공사 노조 관계자는 "공사가 창립한지 7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업무량에 비해 턱없이 적은 인원 등으로 운영상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차기 사장은 출신에 상관없이 조직성장과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가 선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004년 3월 출범해 장기모기지론, 주택금융신용보증, 주택연금, 유동화증권 발행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는 창립 당시 300여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현재 계약직을 포함, 480명이 근무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부산은행의 경우 운영자산 37조원에 3천여명의 직원을 둔 반면, 공사는 운영자산 65조에 정규직원은 439명에 불과하다"며 "전세자금 보증문제와 저금리의 주택탐보대출 기여 등 극빈층부터 일반 중서민까지 모두 커버하고 있지만 각 사업당 전담 인원이 너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