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시총, 현대모비스에 치이고 기아차에 쫓기고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정체된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사업으로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최근 회사의 성장성이 정체돼 고민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해 말 주가가 주춤한 사이 현대모비스가 치고 올라오면서 코스피 3위(시가총액) 자리를 뺏긴 이후 여전히 4위에 머물고 있다. 공급 초과 상태인 철강업과 달리 자동차부품 분야는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포스코(올해 3분기 17조원)보다 분기 매출액 3분의1에도 못미치는 현대모비스(6조5천억원)의 선전이 부각되고 있는 것.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30일 종가(37만1천원)를 기준 32조3천463억원으로 코스피 4위를 지키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시가총액 28조7천500억원에 육박하며 포스코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하한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 3~6위 업체 중 포스코의 시가총액 증감액이 가장 더디면서 투자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6위 기업인 현대중공업은 무려 3조4천600억원이 상승하면서 21조3천500억원대로 늘어났다. 그 뒤를 이어 현대모비스가 2조4천억원 가까이 늘어난 3조2천500억원으로 코스피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아차 역시 1조9천600억원이나 시가총액이 불어난 반면, 포스코는 1조6천6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철강업계 대장주로 통하는 포스코의 주가 흐름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발 글로벌 경제불확실성 등의 악재를 고려하더라도 경쟁사들에 비해 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이 직접 브라질, 터키 등에 전진기지를 세워 글로벌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실제로 포스코는 2009년 계열사가 112개에 불과했지만, 채 2년도 되기 전에 202개사로 90개사가 늘어났다. 당연히 영업실적도 이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나야 하지만 순이익 증가율은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포스코의 순이익은 24조6천억원. 지난해 41조8천500억원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데다, 하반기 실적전망도 크게 밝지 않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영업환경이 급변동하면서 철강가격 할인율이 확대돼 지난 9월 판매가격은 전월 대비 t당 1만~1만3천원이나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행히 포스코는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목표주가를 67만원에서 57만원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강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철근, 형강 등은 국내 건설수요에 의한 비중이 높은데 국내외 매크로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하반기 실적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일부 포스코 투자자들은 "포스코의 4년간 순이익이 거의 비슷한 것은 기아차 등의 폭발적인 성장성에 비해 대조적"이라며 "포스코가 금방이라도 기아차에게 시총 순위 넘겨주는 굴욕을 당할 것 같다" 등 볼 멘 소리를 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달 30일 개인이 9만2천204주를 매수했으나 투신(7만564주)을 비롯해 기관이 총 10만6천716주를 매도하는 바람에 시장 평균보다 주가가 더 하락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동시호가에 1만5천611주 상당의 매수가 들어오면서 3%가 넘던 하락폭이 1.59%로 감소했으나 조만간 35만원대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잠재된 상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