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검사 분노 일기 속 비하인드 스토리 전격 공개
2011-09-30 온라인 뉴스팀
광주 인화학교 성추행 사건의 공판을 맡았던 한 여검사가 자기가 목격한 것들을 글로 공개하면서 네티즌들이 더욱이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30일 광주 인화학교 성추행 사건의 1심 공판을 맡았던 임은정 검사는 영화 '도가니'를 보고 그때 기억이 떠올라 밤잠을 설쳤다며 재판이 있었던 날 일기를 검찰 통신망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임 검사는 당시를 떠올리며 "법정은 고요하다. 법정을 가득 채운 청각장애인들은 수화로 이 세상을 향해 소리없이 울부짓는다. 그 분노에, 그 절망에 터럭 하나하나가 올올이 곤두선 느낌. 눈물을 말리며 그 손짓을, 그 몸짓을, 그 아우성을 본다. 변호사들은 증인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데 내가 막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이어 "경찰, 검찰, 변호사, 법원의 유착에 대한 오해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싶다. 가명이라고 해서 어찌 모를까. 아. 그 아이구나, 그 아이구나 신음하며 책장을 넘긴다. 내가 대신 싸워줘야 할 사회적 약자들의 절박한 아우성이 밀려든다. 저들을 대신해서 세상에 소리를 쳐주는 것이 대한민국 검사다"라고 다짐했다.
임 검사는 도가니가 책으로 나왔을 당시 도저히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결국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고 고백했다. 임 검사는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뒤바뀌자 치가 떨렸고, 정신이 번쩍들었다고 토로했다. (사진=영화 '도가니의 한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