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오작동, 혹시 '모바일 악성코드' 때문?
다양한 증상 발생시켜..'고장' 단정 앞서 보안점검 앱 이용 자가체크
서비스센터 문턱이 닳도록 AS를 의뢰해 봐도 스마트폰의 이상증세를 잡지 못한 소비자들은 ‘기기결함’에 대한 의혹을 품기 마련.
하지만 제조사 측은 '기기 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어플 버그 문제’라는 식의 대응으로 소비자와 마찰을 빚는 사례가 빈번하다.
명확한 원인 규명 없이 소비자와 업체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이상증상의 원인으로 꼽히는 '모바일 악성코드'가 해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스마트폰 사용 중 ‘모바일 악성코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문자메시지(SMS) 무단전송 ▲파일 실행 차단 ▲휴대폰 원격제어 ▲유료서비스 무단이용 등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스마트폰 사용에 있어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될 경우, 단순히 '기기이상'으로 단정해 무턱대고 발품을 팔기보다는 보안점검 앱 등을 이용해 악성코드를 점검하는 등 자가조치를 해보는 것도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소비자들은 “제조사들 역시 어플 사용 중 감염으로 인한 악성코드의 문제라고 본다면 '기기이상'이 아니라고 책임 외면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안정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보안을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악성코드? 기기이상? 서비스센터 문지방 닳네
6일 경기 수원시 연무동 거주 황 모(여.25세)씨는 잦은 고장 수리로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케이스.
황 씨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구입한 후 프로그램 오류 및 간헐적 멈춤 현상 등으로 7개월간 5차례나 서비스센터를 들락거리느라 10시간 가까이 소비했다. 자신의 업무 시간을 쪼개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느라 상사로부터 눈칫밥을 먹어야만 했다는게 황 씨의 설명이다.
대전 서구 괴정동 거주 노 모(여.50세)씨는 KT테크의 테이크 스마트폰 사용 중 자신도 모르게 200명에게 ‘연락바랍니다’라는 문자가 무단 전송되는 등 이상 현상을 겪고 깜짝 놀랐다.
노 씨 역시 서비스센터에서 "기기상에 이상은 없다"며 '어플로 인한 오류'라는 판정을 받고 "어플을 사용할 수 없는 스마트폰이 무슨 소용"이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 거주 김 모(남.21세)씨는 팬택의 스카이 베가엑스 구입 후 3번이나 제품을 교환받고 5번까지 AS를 받았지만 이상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서비스센터 측은 “일부 어플 때문에 오류가 난 것”이라며 반복적인 포맷처리만 하고 있는 상태.
◆ 모바일 악성코드 감염 증세는?...개인정보 노출 심각
안철수 연구소가 확인한 모바일 악성코드 대표적인 증상은 파일 실행 차단, 휴대폰 원격제어, 앱 아이콘 변경, 무단 SMS전송 등이다.
일례로 ‘트레드다이얼’이라는 악성코드는 무단 전화송신을 통해 요금을 부과하도록 만든 바 있다. 지난 2010년 4월 13일 첫 감염사례가 발견됐으며 국제전화를 걸어 비싼 요금을 내도록 유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옴니아를 포함해 윈도우 모바일 OS(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에서 작동한다.
‘3D 안티 테러리스트액션(Anti-terrorist action)’과 ‘코덱팩(codecpack)’에 포함돼 배포됐으며 50초마다 국제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분 단위 과금을 했던 것이 특징이다.
또 지난 2010년 8월 10일 ‘Porno Player’라는 앱은 성인 동영상 플레이어로 위장해 특정번호로 SMS를 전송해 요금을 과금시키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사용자정보 무단수집 및 원격조종 등이 가능한 악성코드가 포함된 앱이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채 어플리케이션 마켓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 500만을 넘긴 시점에 PC와 달리 이동성과 개인화된 기기로 개인정보 유출이나 금전적 피해에 노출상태가 심각하다”며 “앱스토어나 마켓을 통해 어플리케이션이 유통되기 전 보안 관련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평판 시스템 등도 도입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단말기 제조사, 이동통신사, 마켓 운영자, 개발사 등 스마트폰 관련 모든 구성원의 협업 및 협조가 필요하며 제도적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내 스마트폰 악성코드 방어할 '보안 앱'은?
대표적인 보안 앱으로 방송통신위원회 ‘스마트폰 자가 보안점검 앱’과 안철수연구소의 ‘V3 모바일’ 등이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1천500만을 넘는 등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해외로부터 모바일 악성코드 유포가 확산되자 ‘스마트폰 자가 보안점검 앱'을 보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앱의 주요 기능은 스마트폰 비밀번호 설정, 백신 설치, 사용프로그램에 대한 악성코드 감염 여부 점검, 악성코드 감염프로그램 삭제 등이다. 안드로이드 탑재 폰을 대상으로 우선 개발됐으며 현재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 모바일앱 마켓 및 구글 마켓에서 무료 다운이 가능하다.
안철수 연구소는 2001년부터 축적된 모바일 보안 기술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V3 모바일 2.0(V3 Mobile 2.0 for Android)’을 제공한다. 주요 기능은 도난 방지, 파일 암호화, 무선 인터넷 접속 제어, 스팸 차단, 와이파이(Wi-Fi)접근 제어, 데이터 사용량 모니터링 등이다.
특히 도난방지 기능은 스마트폰 분실 시 '잠금/삭제/초기화+미리등록해둔 비밀번호'를 SMS로 본인 스마트폰에 전송하면 분실된 단말기를 원격으로 잠그거나 데이터 삭제 및 초기화가 가능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