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애플이 뒷통수쳤어" 국내 유저 아이폰4S에 분개

5일 출시된 아이폰 후속작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기대했던 아이폰5가 아니라는 것과 1, 2차 출시국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았고 혁신적인 음성인식기능에 한국어가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폰5가 아닌 4S 출시…실망했네

애플은 4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아이폰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아이폰4S를 공개했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아이폰5 대신 애플이 선택한 카드는 전작의 기능을 개선한 아이폰4S였다.

이번에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4S는 상당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폰4의 A4칩이 아닌 듀얼코어 A5 CPU를 사용해 CPU 작업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진데다 듀얼코어 그래픽까지 탑재함으로써 온라인 게임 등을 이용할 때는 기존 대비 7배나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게 됐다.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방식을 이용, 최대 다운로드 속도를 14.4Mbps 올림으로써 타사의 4G 단말기들에 근접한 빠르기를 구현했으며 8메가픽셀 센서카메라를 사용해 3,264X2,448픽셀의 사진 해상도까지 지원한다.

가장 눈여겨볼 점은 'Siri'라고 명명된 음성인식 기능이다. 이용자의 목소리로 아이폰4S를 제어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원하는 정보들을 음성만으로 검색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개선에도 결론적으로 '기대에는 크게 못 미쳤다'라는 평이다. 변함없는 디스플레이 크기와 디자인 그리고 4G 미지원 때문이다.

아이폰4S의 디스플레이는 전작과 같은 3.5인치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이 대부분 4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좀 더 큰 화면을 원하는 상황이었던 탓에 아이폰4S의 3.5인치 디스플레이는 실망을 안겨 줬다.

아이폰4와 동일한 디자인도 아쉽다. 그동안 각종 언론에서 '눈물 모양'의 차기작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던 터라 변함없는 디자인은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

예상했지만 4G를 지원하지 않는 점도 불만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4G LTE가 보편화되는 시점이라 3G인 아이폰4S를 약정으로 사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1차는커녕 2차 출시국에도 끼지 못한 한국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의 출시는 전세계 애플 '신도'들을 실망시켰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은 더 실망이 크다. 아이폰4S의 1, 2차 출시국에서 한국이 제외됐기 때문.

아이폰4S 발표행사에서 애플은 출시일정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호주·캐나다·프랑스·독일·일본·영국 등에서 14일까지 첫 선을 보이고 이달 말까지 오스트리아·싱가포르 등 22개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출시 일정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그동안 여러 매체가 '아이폰 차기작부터는 한국도 1차 출시국에 포함될 예정이다'라는 내용을 보도한 탓에 크게 부풀었던 소비자들의 기대는 땅에 떨어졌다.

국내 처음으로 동시 출시를 계획하며 한판 승부를 예상했던 SK텔레콤-KT도 당황하고 있다. 양사는 "아이폰4S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고 애플 측과 협의 중"이라고만 전했다.

출시일정이 잡힌다고 해도 전파인증, 망 적합성 평가 등 까다로운 정책 탓에 국내의 소비자들은 더욱 늦게 받아보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도입 이후 시판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많아 평균 1~2개월은 소모된다"며 "1, 2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못한 것까지 감안한다면 국내에서는 빨라야 내년 초쯤에나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동시 출시를 중요시하는 애플에게 우리나라의 까다로운 행정 절차가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이를 바꾸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1차 출시국에는 포함되기 어렵지 않겠냐"라고 전망했다.

◆두 번 뒤통수 맞은 한국 소비자 불만 폭주

기대했던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로 출시된 점과 한국이 1, 2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못한 점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애플에 비교적 관대한 글이 주류를 이루는 네이버 카페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 모임(아사모)'에도 실망의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lorien'은 "사실 이 정도 폰이라면 지금 나올게 아니라 아이폰 화이트 나올 시점에 나왔어야 상품가치가 있었을 것"이라며 "혁신은 없고 지금까지 나왔던 기술들을 겨우 따라온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획기적인 기능인 Siri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아이디 'SmokinAce'는 "키노트 보고 왔는데 이번 아이폰4s의 메인이벤트는 Siri에 중점을 맞춘거 같다"라며 "문장의 단어로 해석하는게 아니라 전체문장을 받고 의미로 해석하는 등 기존 음성인식하고는 완전히 다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단점은 영어, 불어, 독어만 지원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상당 부분 개선된 제품인데 그간 항상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한 점이 발목을 잡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