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이재용 스킨십 빈번한 이유 있었네
정준양 포스코 회장(사진 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COO·사진 오른쪽)의 양사간 방문이 최근 빈번해진 데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정 회장이 삼성전자 수원공장을 찾았고, 올해 4월 이 사장이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방문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정 회장이 서울 역삼동 삼성전자 본사를 찾아 이 사장과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재계에서는 포스코가 대한통운 인수전에 삼성SDI와 컨소시엄을 이루면서 밀월관계가 본격화 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자외선으로 표면을 코팅한 강판 개발에 성공하면서 주요고객인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끈끈히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판 자체에서 선명한 색상 표현이 가능한 고부가가치의 고광택 도금 강판을 최근 양산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고광택 도금강판 'POSCOTE-UV'는 잘 긁히지 않으면서도 선명한 색감표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가전 부문 중 철판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스마트TV 등이다.
포스코는 기존 도금 강판보다 뛰어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약 3년의 연구 끝에 자외선으로 표면을 코팅하는 방법으로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자외선으로 표면을 코팅하는 기술은 주로 반도체, 목재,플라스틱 등에만 적용돼 왔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강재에 코팅을 입힐 경우, 뜨거운 열을 받으며 압축하고 구부리는 등 가공 과정에서 코팅이 벗겨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난해 정 회장이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는 수원공장을 방문한 배경에 자외선 코팅 노하우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이번에 개발한 고광택 도금강판을 삼성전자, LG전자에 공급하는 한편, 원가절감형 강판 개발에도 나선다. 글로벌 스마트TV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기존 스마트TV에 사용된 플라스틱을 대체할만한 강판 개발을 강구하던 차였다.
이처럼 포스코와 삼성전자의 긴밀한 관계는 올해 들어 더욱 돈독해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20일 정 회장이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할 때는 10여명의 임원진을 대동했다. 이날 정 회장과 임원진들은 이 사장 등과 6시간 가량을 함께 하며 실질적인 삼성라이온스 구단주인 이 사장을 의식하며 야구이야기를 꽃피우기도 했다.
사실 삼성과 포스코는 설립자 시절부터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사이인데다, 사업적으로 밀접하면서도 라이벌 부문이 없어 우호적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설립시절부터 신뢰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포스코가 생산한 철강재는 주요 수요처가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등으로 중국, 미주 등 해외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진출한 지역거점에 포스코 가공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재계에서는 비록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포스코가 조선.건설에서 태양광.가전부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삼성그룹과의 제휴관계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맺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