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훈 대표 굳히기 한 판? 대웅제약 후계 구도 지각변동
대웅제약 후계자는 차남?
대웅제약 윤영환 회장의 차남 윤재훈 대웅제약 대표가 대웅제약 후계자로 자리를 굳혀가는 분위기다.
윤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던 삼남 윤재승 대웅 부회장을 밀어내며 최근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어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대웅제약 후계구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대웅제약 대표를 맡고 있는 윤재훈 대표는 경영성과를 인정받으며 사내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윤 대표가 경영을 맡은 동안 대웅제약 실적은 긍정적이다. 지난 2009회계연도(2009.04~2010.03) 6천13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올해는 7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제약 시장에 몰아친 한파를 고려하면, “상당한 선전”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대웅제약의 이익 하락폭은 10대 제약사 중에서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이와 같은 실적 호조에는 신약 위주의 경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윤재훈 대표는 지난해 3월 프리베나(폐렴구균백신)와 돌코락스(변비약)를 도입하고, 포사맥스(골다공증), 자누비아, 자누메트(당뇨병), 바이토린(고지혈증) 등의 약품에 대해 코프로모션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 도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제네릭보다 오리지널을 중시하는 윤 대표의 경영 방침은 최근 논란의 중심의 선 리베이트 문제에서도 자유로워 빛을 발하고 있다.
HMC투자증권 최종경 애널리스트는 "대웅제약은 도입 신약 판매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오리지널 위주 경영 덕에 ‘리베이트 쌍벌제 한파’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았다”고 평했다.
또 복합제 알비스와 개량신약 네오비스트(CT조영제)도 잘 나가고 있다.
올해 상바기 알비스 판매금액은 222억원으로 전년대비 24.7% 늘었다. 이는 전체 처방의약품 중에서도 10위권 안에 드는 수치이다.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라니티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를 억제하는 ‘비스무스’, 점막보호작용을 하는 ‘수크랄페이트’ 등 3가지 성분으로 구성된 알비스는 특히 복용편의성 덕에 인기가 높다.
올해 8월 네오비스트를 출시하면서 바이엘이 거의 독점하고 있던 조영제 시장에 과감히 뛰어든 시도도 높이 평가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시장의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특히 기존의 조영제는 부작용이 꽤 심했는데, 네오비스트는 안정성 면에서 우수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뿐 아니라 본래 3월 31일이었던 결산일을 12월 31일로 바꾸는 작업도 윤 대표는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대웅의 계열사가 30여개에 달하지만 대표 주자는 대웅제약인 만큼 대웅제약 경영권을 쥐고 성과를 내고 있는 윤 대표의 입지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력한 후계자로 주목받았던 삼남 윤재승 부회장은 윤 대표 이전 14년간 대웅제약 대표를 맡았었지만, 지금은 ‘기업문화 및 신규사업 발굴’이라는 비주력 부문으로 밀려난 상태다. 특히 대웅제약에서 물러날 때의 원인이었던 의료계와의 갈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대웅제약의 최대 주주(40.4%)이자 지주사인 대웅의 지분률에서도 아직은 윤재승 부회장(11.5%)이 앞서지만, 그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윤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대웅 주식 4만3천330주를 매각한 데 반해 윤 대표는 같은 날 2만8천주를 사들였다. 윤 대표의 지분은 9.6%로 상승했다.
윤재승 부회장과 부인 홍지숙씨는 지난 2009년 7월에도 4만9천523주를 매각해 홍씨의 지분률이 0%가 된 바 있다.
삼남 부부와 차남 부부(윤재훈 대표와 부인 정경진씨)의 대웅 지분률 차이는 당시 2.8%포인트에서 지금은 1.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8월에도 대웅제약 주식 6만5천640주를 모두 처분하는 등 사내외의 영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윤재훈 대표의 후계 승계설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윤영환 회장은 슬하에 3남1녀를 두고 있지만, 장남 윤재용씨는 비주력계열사(대웅식품 사장)란 점이, 딸 윤영씨는 낮은 지분률(대웅 지분 5.3%)과 직위(대웅제약 경영지원본부 전무)로 인해 후계 구도와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