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가득'넣고 며칠만에 바닥..주유량이 의심될땐?

2011-10-17     서성훈 기자

'가득' 주유 후 며칠만에 기름이 바닥나 차가 멈춰서는 바람에 운전자가 기겁했다.

운전자는 주유량에 의혹을 품고 있지만 주유소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련 자료들을 제시, 소비자와 업체간 진실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서울시 성동구에 사는 이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일 서울의 한 무폴주유소에서 50ℓ의 기름을 8만7천원어치 넣었다. 주유후 시동을 켜자 계기판 눈금이 올라가지 않아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늦게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지나쳤다.

며칠 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기름을 넣고 4일째 되던 날 이 씨의 차량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중 갑자기 엔진이 꺼져버린 것. 놀라서 확인해보니 기름이 바닥나 있었다.

계기판을 보니 불과 고작 157km를 운행했을 뿐이었다. 이 씨의 차량은 2002년식 렉스턴으로 보통 50ℓ의 기름을 주유할 경우 평균 350~400km가량 주행이 가능했다고.

이 씨는 “평소대로라면 일주일을 쓰는 양이라 기름이 떨어지리라곤 생각도 못했다”며 “다행히 주차장에서 발생했으니 망정이지 출퇴근 시 이용하는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에서 차가 섰으면 어쩔 뻔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차가 섰을 땐 정말이지 등골이 오싹했다. 주유소에 가서 항의했더니 억지주장하며 돈 뜯으러 온 사람 취급하더라”며 억울해했다.


당시 주유소 대표는 이 씨 앞에서 직접 기름 넣는 시범을 보이며 당일 주유 시 촬영된 CCTV화면과 컴퓨터 기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씨는 “주유원의 의사와 관계없이 기계가 오작동을 했거나 일부러 함량미달 주유를 한 것은 아니냐”며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주유소 관계자는 “지난 9월에 정부에서 실시하는 장비 점검을 받았고 아무 이상이 없었다”며 “간혹 문제제기를 하는 손님이 있지만 주유소에서 잘못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못박았다.

이럴 경우 소비자들이 사실을 규명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비정량주유가 의심될 경우 지체 없이 한국석유관리원(1588-5166)에 신고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은 번거롭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본 원에 연락을 해야 또 다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주유 당시의 영수증 등을 챙겨두면 사실 규명에 도움이 된다”며 “주유 관련 사고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서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