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모우 때문에 마을이 두동강..홍천군수는 누구편?"
시행사인 장락개발(회장 박태영)이 발주해 두산중공업이 짓고 있는 강원도 홍천군 모곡면 소재 골프장 클럽 모우의 진입도로가 인근 동네를 두쪽으로 갈라 놓도록 설계 돼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문제의 지역은 독립운동가 한서 남궁억 선생이 일제 강점기에 무궁화 꽃 보급 운동을 벌였던 지역이다.
클럽모우측이 주민들의 피해 보상 요구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불똥이 홍천군등 관련 관청으로까지 튀고 있다. 주민들은 허필홍 홍천군수가 유권자인 주민들에게는 동네가 두동강 나는 고통을 안겨주면서까지 도로개설 허가를 해 줄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막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홍천군은 도로 설계 검토를 거의 끝냈으면 이르면 이번주중에 인허가를 해 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클럽 모우 공사가 진행중인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 1216번지 및 1220번지 일대 도로변에는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이 즐비했다. 주민들은 골프장 진입로가 마을을 가로질러 최고 6.7미터의 높이로 만들어져 생활권 및 조망권이 침해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허필홍 홍천군수를 비롯한 관련 부처에 설계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허필홍 홍천군수 뿐 아니라 최문순 강원도지사,국민권익위원회,홍천군 의회,지역구 의원인 황영철 의원(한나라당)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민을 대표해 탄원서를 제출한 김 모 씨는 "골프장 공사가 진행된 지난 20여개월간 소음, 진동, 먼지 등의 오염된 환경 속에서 생활해 왔는데 조망권마저 희생할 수는 없다"며 끝까지 투쟁해 설계 변경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천군에서 열람한 설계 도면상 G지점에 2.87미터, H지점에 6.72미터의 도로가 들어서 마을을 동과 서로 양분하게 된다"며 "이 지점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거대한 콘크리트의 통과암거구조물이 설치됨으로 인해 수용소 같은 불편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로가 만들어지고 난 후의 마을 조망권 변화 예상도
설계도상의 H지점에 거주하는 양 모 씨는 "콘크리트 통과암거구조물이 설치될 예정인 H지점은 작고 아늑한 마을인 장락골을 베를린 장벽처럼 동과 서로 갈라놓을 것"이라며 "마을 중앙에 흉물이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고 허필홍 홍천 군수에게 강력히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높게 성토된 도로가 바로 지붕 위를 지남으로 인해 일조권, 조망권이 침해될 뿐 아니라 차량 소음으로 정신적 불안감을 느끼게 될까 두려움에 잠 못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 모 씨는 "이 지역은 한서 남궁억 선생의 묘역이 있는 곳으로 인근에 '명사십리'라 불리는 고운 몽돌자갈이 넓게 펼쳐진 홍천강 강변나루가 아름다운 관광명소"라며 "장락개발의 클럽 모우로 인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훼손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화가인 이 씨의 경우 현재 펜션과 화실로 쓰고 있는 집 바로 코앞에 높이 6.72m 높이의 도로가 지나가 엄청난 손실을 입게됐다며 공사가 시작되면 목숨을 걸고 몸으로 막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공사가 시작된 이후 이미 펜션에 고객의 발길이 뚝 끊어졌고 그림 작업도 일손을 놓고 있다. 지하수마져 오염돼 현재 먹는 샘물을 사 먹고 있다.
주민 최 모 씨는 "골프장 진입로로 인해 친환경적인 마을이 둘로 양분되고 자연환경이 훼손됨으로 인해 향후 지가 하락을 초래해 마을 주민들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지점 동측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높게 성토된 도로 바로 밑에 위치해 일조권 및 조망권이 침해되고 차량 소음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예상키도 했다.
아울러 주민들은 임야지역(임야 33.1%)을 과도하게 이용한 도로 개설은 산림과 자연환경을 훼손할 뿐 아니라 홍수 시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민대표 김 씨는 "마을 끝 부분인 임야 지역을 통과하는 도로는 고정 시켜 놓고 안전 경사도 10.44도를 맞추려니까 마을을 지나는 부분이 6.72미터로 높아지게 되는 것"이라며 "마을을 횡단하는 도로는 성토 없이 기존 표고를 유지하고 이를 기준으로 마을이후 부분의 도로방향과 표고를 조정하는 등의 설계변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럽 모두 시행사인 장락개발은 주민들의 피해 보상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근처 민가 주택들도 성토를 해주거나 새로운 부지에 집을 지어주도록 요구했으나 모두 거절당한 상태다. 도로 개설에따른 일체의 피해보상 요구 협상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
현재 주민대표 김 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허필홍 홍천군수, 최문순 도지사, 홍천-횡성 지역 황영철 의원 등에 마을이후 부분의 도로방향과 표고(바다의 면이나 어떤 지점을 정하여 수직으로 잰 일정한 지대의 높이)를 조정해 진입로를 개설하는 설계 변경 요구안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와 관련 홍천군 도시교통과 관계자는 "현재 지난 주 열람 공고 기간에 주민들이 제출한 탄원서를 접수해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주 중으로 도로 설계 인허가가 나온다는 이야기는 잘 못된 정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도로 시설을 결정했을 때는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이 없게 평면 교차로로 설계됐던 부분인데 강원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경사로를 조정해 불만이 생기게 된 것"이라며 "마을 공공도로로도 쓰이는 만큼 최대한 마을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설계변경 재심의가 가능한지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클럽모우 고위 관계자는 "관청이 도로표고를 높혀 우리도 큰 손실을 입고 있어 설계변경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의 피해보상요구를 모두 들어 줄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클럽 모우는 홍천 서면 모곡리에 장락개발이 30억원 이상의 홀당 공사비를 투입해 건립 중인 골프장이다. 당초 올해 10월에 개장 예정이었으나 공기 지연으로 준공이 내년초로 연기됐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