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길 한국 진출설에 사조해표 주가가 왜 뛰지?
세계 최대의 곡물메이저 카길의 국내 대두유(콩기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사조해표(대표 이인우)에 대한 실적호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카길이 대두유를 만들고 남은 원료인 대두박으로 사료를 만들고 사조해표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카길로부터 사료를 납품받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식용유지를 주력으로 하는 사조해표가 카길의 대두유 판매를 대행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사조그룹은 앞서 지난 2월 카길의 자회사인 사료제조전문업체 카길애그리퓨리나와 축산사업 강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조해표는 17일 전일대비 150원(0.93%) 내린 1만6천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최저가 8천82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보름여만에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현재의 급등한 주가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조해표의 사업영역은 대두유, 참기름 등 식용유지 부문과 사료 제조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대두박 부문, 기타 참치, 김, 장류등 OEM 상품 부문으로 구성된다.
주요원재료 중 대두유 및 대두박 부문 사업을 위해 수입하는 대두의 매입액은 올 상반기 기준 56.9%(750억원)의 비중을 차지한다. 원재료 수입의존도가 높아 수입국의 작물현황 및 최근 원·달러 환율급등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는 실정이다.
사조해표의 지난해 매출액은 4천848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36억원으로 무려 47% 급감해 영업이익률이 3%대에 그쳤으며 이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사조해표 측은 “식용유지의 경우 경기침체시 전반적인 소비 저하로 인해 매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대두박 사업의 경우 국내 축산업 부문 성장 둔화추세와 수입박의 증가현상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카길의 대두유 시장진출로 인한 국내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대두유보다는 올리브유, 카놀라유, 포도씨유 등 고급유로 제품믹스를 다양화하고 있다”며 “카길의 국내시장 진출에 따른 국내업체의 매출 및 이익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대 곡물회사 카길이 2013년까지 대두 생산량 기준 75만톤 규모로 한국에 진출한다고 하지만 현재 국내 대두유 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내 대두박 생산업체는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 두 곳 뿐이며 나머지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