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락골이 교도소냐?"..'뿔'난 주민들 강원도청 항의 방문
골프장 진입로 때문에 마을이 두 쪽으로 갈라져 피해를 입게 된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3리 주민들이 홍천군(군수 허필홍)에 설계변경을 강력하게 요청한 데 이어 19일 강원도청(도지사 최문순)을 항의 방문키로 했다.
문제의 골프장은 시행사인 장락개발(회장 박태영)이 발주해 두산중공업이 짓고 있는 강원도 홍천군 모곡면 소재 골프장 클럽 모우. 강원도청에서 제시한 설계도에 따라 도로공사를 할 경우 최고 높이 6.72m의 도로가 마을을 통과하게 된다.마을을 두 토막내는 장벽이 형성된다.소음.분진 발생이 불가피하고 조망권 침해등으로 지가하락도 불가피하다.(참조 기사 :2011년 10월18일자 "클럽모우 때문에 마을이 두동강..홍천군수는 누구편?" http://www.consumernews.co.kr/news/view.html?gid=main&bid=news&pid=270047)
마을 주민들은 19일 강원도청을 항의 방문해 설계변경을 촉구하기 위해 18일 오후 대책회의를 가졌다.일부 주민들은 설계도가 안 바뀐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되면 육탄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달 초 모곡리 주민들은 이미 허필홍 홍천 군수에 이어 최문순 강원도지사, 국민권익위원회, 홍천군 의회, 지역구 의원인 황영철 의원(한나라당) 등에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탄원서에는 이 마을의 43가구 가운데 39가구가 서명을 했다.
주민대표 김 씨는 "지난주 설계도 열람 기간 중 홍천군에서 열람한 설계 도면에는 G지점에 2.87미터, H지점에 6.72미터의 도로가 들어서 마을이 동과 서로 갈리게 된다"며 "이 지점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거대한 콘크리트의 통과암거구조물이 설치됨으로 인해 수용소 같은 불편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 끝 부분인 임야 지역을 통과하는 도로는 고정 시켜 놓고 안전 경사도 10.44도를 맞추려니까 마을을 지나는 부분이 6.72미터로 높아지게 되는 것"이라며 "담당 공무원을 만나 마을을 횡단하는 도로는 성토 없이 기존 표고를 유지하고 이를 기준으로 마을이후 부분의 도로방향과 표고를 조정하는 등의 설계변경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락개발에 따르면 당초 문제의 도로는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이 없게 평면 교차로로 설계됐었다. 강원도 도시계획위원회가 경사로를 10.44%로 조정하는 바람에 마을이 두동강 나게 됐다.
주민들은 설계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이미 마을 곳곳에 장락개발과 홍천군청.강원도청을 규탄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19일 강원도청 방문 때 뽀족한 대답을 얻지 못할 경우 모든 주민이 발벗고 나서 실력행사에 돌입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마을 도로를 따라 걸린 현수막을 읽어 보면 주민들의 분노가 어느정도 인지 가늠할 수 있다.
"6.72 높은 도로 반대", "장락골이 교도소냐?"
"클럽 MOW, NO!", "장락골 토끼굴 결사반대"
"장락개발 박태영은 각성하라"
"홍천군수 허필홍은 누구의 편인가"
"허필홍 군수님 모곡3리 버릴 겁니까?"
문제의 지역은 독립운동가 한서 남궁억 선생이 일제 강점기에 무궁화 꽃 보급 운동을 벌였던 지역이다.
주민들의 집단행동을 주도하고 있는 이광영씨는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로로 인해 수려한 자연경관 훼손은 말할 것도 없고 주민들의 조망권 및 생활권이 침해돼 향후 지가 하락이라는 경제적인 손실마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허필홍 홍천군수와 최문순 강원 도지사가 동네가 두 동강 나는 도로개설 허가를 해 줄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막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천군 도시교통과 관계자는 "클럽 모우 진입도로는 마을 공공도로로도 쓰이는 만큼 최대한 마을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설계변경 재심의가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장락개발은 억울하고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당초에는 도로가 평면으로 설계됐으나 강원도청 도시계획위원회가 경사도를 10.44%로 조정하는 바람에 우리도 날벼락을 맞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경사도를 11.64%로 재조정하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고 주장했다.
한편, 클럽 모우는 홍천 서면 모곡리에 장락개발이 30억원 이상의 홀당 공사비를 투입해 건립 중인 골프장이다. 당초 올해 10월에 개장 예정이었으나 공기 지연으로 준공이 내년 초로 연기됐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