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누적 손실 1조원, 그러나 터널속 한줄기 빛이..

2011-10-20     유성용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올 상반기 계속된 LCD업황 부진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가운데서도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보다 14% 늘려 주목을 끌고 있다.

작년 4분기 이후 1조원 이상의 누적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보다 500억원 늘어난 3천52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한 것. 경쟁업체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상반기 연구개발비 2천344억원 보다도 1천억원이나 더 많은 규모다.

LGD는 2001년 IT 버블 붕괴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의 투자는 권영수 사장의 결단으로 이뤄졌으며 성과가 일부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중국에서의 기술력 인정이 눈에 띈다.

FPR(편광안경방식) 3D 패널은 중국에서 깜빡거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不閃式(불섬식) 3D'이라 불리며 시장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화면 크기에 비해 테두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55인치 퍼블릭 디스플레이용 LCD 패널을 개발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 패널 시장은 2009년 160만대에서 2016년 950만대로 6배 가까운 성장이 예상된다.

애플도 차기 출시 예정작인 아이폰5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를 일본 샤프의 LCD가 아닌 LGD의 IPS LCD 손을 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샤프의 LCD를 테스트한 애플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소리다.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 애플을 놓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불식되는 순간이다.

이와 함께 권 사장은 최근 경상북도 문경 조령산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백두대간 릴레이 종주를 하며 극한도전을 통한 정신 재무장을 촉구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CEO노트를 통해 "우리가 과거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일류 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의 배경에는 단단한 팀워크가 자리 잡고 있었다"며 "어려울수록 위축되거나 소원해지지 말고 팀워크 활동과 경청·배려를 바탕으로 강한 결속력을 키우자"고 직원들을 독려키도 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LGD가 내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3분기 영업적자는 상반기 누적 3천371억원을 상회한 4천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나 4분기 이후에는 계절 특수, LCD패널 가격 하락세 둔화 및 반등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PC용 LCD 패널가격은 11월 바닥을 형성하고, TV 패널가격은 12월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D가 변동성이 낮은 스페셜리티(Specialty)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한다.

동부증권 권성률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는 시황에 영향을 덜 받는 FPR 3D 패널,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용 패널, 아이폰용 패널 등 스페셜리티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차별화를 통한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스페셜리티 제품 비중은 4분기에 2분기(35%)보다 늘어 40% 후반까지 상승하며 인텔의 차세대 PC인 울트라북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7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20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최악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바닥을 쳤다는 희망을 엿보며 19일 0.9% 상승한 2만2천550원(19일 종가 기준)에 장을 마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