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현재 삼성전자 vs 구글의 미래 모토로라, 정면 승부

2011-10-20     김현준 기자

구글의 동반자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구글의 레퍼런스폰을 세 번이나 연이어 맡아오며 마침내 '갤럭시'라는 성까지 붙이게 만든 삼성전자와 구글에 인수되며 차세대 레퍼런스폰 제작 가능성이 높아진 모토로라가 한판 붙었다. 구글의 현재와 미래가 대결하게 된 셈이다.

구글의 현재-미래 대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넥서스'와 모토로라의 '모토로라 레이저'가 공교롭게 같은 날 공개되며 벌어졌다. 원래 '갤럭시 넥서스'는 11일 삼성전자-구글이 '삼성 모바일 언팩 2011'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의 사망으로 일정이 이날로 미뤄진 것.

이번 대결에서는 삼성전자의 압승으로 보이지만 앞으로의 승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구글의 현재-삼성전자, 레퍼런스폰 '갤럭시 넥서스' 공개

삼성전자와 구글은 19일 오전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구글 미디어 행사'를 통해 구글의 새로운 운영체제(O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한 '갤럭시 넥서스'를 공개했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후 발표한 첫 레퍼런스 폰이자 최근 출시된 애플 아이폰4S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갤럭시 넥서스'의 가장 큰 특징은 레퍼런스폰으로서 구글의 최신 OS인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했다는 점.

구글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멀티태스킹이 강화됐으며 이전 버전과 비교해 웹서핑 속도, 유저인터페이스(UI)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카메라가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는 페이스언락(Face Unlock) 기능을 추가했고 NFC 기능을 통해서 웹페이지, 유튜브 영상,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링크 등을 페어링 절차 없이 바로 공유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빔 기능도 더해졌다. 이 밖에도 다양해진 위젯 설정, 카메라 진입/촬영/연사속도의 획기적인 개선, 동영상 촬영 시 손떨림 방지기능 등 여러 면에서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갤럭시 넥서스'에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로 인한 장점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첨단 스마트폰 기술력이 더해졌다.

새로 탑재된 HD 슈퍼 AMOLED로 1280×720의 HD(High Definition) 해상도를 제공하고, 16:9의 영화 화면비율로 e북·사진·동영상·게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더욱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1.2GHz 듀얼코어와 1750mAh 대용량 배터리, 블루투스 3.0 HS 등 최신 기능들이 탑재됐다.

이날 동석한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폰과 태블릿에 작동되는 혁신적인 안드로이드 플랫폼"이라며 "삼성전자의 기술이 담긴 갤럭시 넥서스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능력을 돋보이게 해준다"라고 전했다.

◆구글의 미래-모토로라, 세계에서 가장 슬림한 '모토로라 레이저' 출시

모토로라 또한 19일 서울 홍은동 힐튼호텔에서 신제품 기자간담회를 갖고 초슬림 스마트폰 '모토로라 레이저(Motorola RAZR)'를 공개했다.

'모토로라 레이저'는 4.3인치 qHD 슈퍼 AMOLED 어드밴스드 디스플레이,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8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탑재하며 경쟁 스마트폰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자랑했다.


특히 세계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7.1mm의 두께는 '모토로라 레이저'의 가장 큰 특징이다. 면도날이란 뜻의 레이저(RAZR)를 제품명으로 선택한 것도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원격 접속 애플리케이션 '모토캐스트(MotoCast)'를 탑재, 집이나 회사 PC에서 원격으로 접속하여 저장된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직접 스트리밍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일종의 퍼스널 클라우드 시스템인 것.

이 밖에도 TV나 랩독 등 다양한 기기들과 연결 가능한 모토로라 특유의 액세서리 에코 시스템을 비롯, 고강도 섬유인 '케블라'와 물 튀김 방수 코팅이 된 미국 코닝사(Corning?)의 '고릴라 글래스' 등 업그레이드된 외피 역시 강점이다.

정철종 모토로라코리아 사장은 "과거 레이저는 유례없는 디자인과 첨단 모바일 기술이 결합된 모바일 기기의 새 지평이었다"며 "스마트폰 시대에 맞춰 새롭게 태어난 모토로라 레이저 역시 모토로라만의 디자인과 강력한 기능이 결합된 차별화된 경험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과거 레이저가 만든 변화를 다시 이끌어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직은 삼성전자 우세, 앞으로는?

구글의 현재와 미래가 맞붙은 첫 대결에서는 삼성전자의 우세승이 점쳐진다.

여타 기능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차이를 결정짓는 OS 자체가 한 발짝 앞서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 출시된 제품보다 한 단계 낮은 사양을 적용한 '모토로라 레이저'에 비해 아직 국내에 미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넥서스'는 더욱 발전 가능성이 큰 상태다.

모토로라가 한국에 선보인 '모토로라 레이저'는 미국에서처럼 4G LTE가 적용되지 않았다. 심지어 SK텔레콤과 KT가 최근 지원하는 21.1Mbps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대신 구 버전인 14.4Mbps HSDPA를 채용했다.

현재 국내시장은 애플과 모토로라를 제외한 삼성, LG, 팬택, HTC 등 대부분의 국내외 제조사들이 잇달아 LTE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정철종 모토로라 코리아 사장은 "한국의 경우 (HSPA+)스피드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며 "하지만 5기가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상 4G LTE가 대세가 된 한국 시장에서 3G, 그것도 구 버전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여타 기능에서조차 경쟁 제품들과 차별점이 없는 상태라 단순히 '얇다'는 장점만으로는 성공을 자신하긴 어려운 상황.

물론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가 향후 레퍼런스폰을 독점하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의 사양이 대동소이한데다 사실 삼성전자가 그동안 레퍼런스폰을 연이어 발표하며 안드로이드 OS에 최적화된 기술을 선도할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모토로라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은 것.

통신업계 관계자는 "같은 날 선보인 제품만 가지고 비교한다면 확실히 삼성전자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구글과의 협력을 강화해간다면 모토로라의 급성장도 충분히 예견할수있다"고 전망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