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현금 곳간 채우려 주식 팔기 경쟁?

2011-10-20     윤주애 기자

대기업들이 글로벌 금융 불안에 대비 부랴부랴 곳간 채우기에 바빠졌다. 경쟁적으로 지분을 매각하며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CJ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삼성생명 보유주식 400만주를 주당 8만5천500원에 매각해 3천42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SK그룹도 최근 계열사 SK C&C 지분 200만주 매각설이 시장에 나돌고 있다. GS칼텍스는 100% 자회사 GS파워를, STX유럽도 자회사 STX OSV의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불안이 내년까지 장기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돼 대기업들이 부랴부랴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8일 삼성생명 보유주식 중 300만주(2천565억원)를 매각해 대한통운 인수자금 70%를 자체적으로 충당하면서 생긴 재무구조 불균형을 개선할 계획이다. CJ오쇼핑도 이날 100만주(855억원)를 팔아 변동성이 심하고 해외 금융위기에 대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2.99%)과 CJ오쇼핑(0.5%)이 여전히 3%가 넘는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대량 매각이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보유중인 SK증권의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진 이후 10% 가까이 주가가 떨어졌다. 시장의 반응이 민감해지자 SK네트웍스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므로 자사가 보유한 지분 처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올해 M&A 시장의 대어인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STX그룹 주변에서는  오래 전부터 STX OSV 매각설이 돌았다.


STX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몇 년간 수십조원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한데, STX는 아무리 돈을 끌어모아도 3~4조원에 불과했기 때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들은 올 3분기 지난해 수주액을 초과 달성한 반면, STX조선의 수주액은 전년 대비 50~60%에 불과하다.


특히 글로벌 경기악화로 인해 STX는 선박 발주도 줄어들어 추가 물량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STX조선해양은 이 같은 수주부진으로 인해 선수금 유입이 대폭 감소했으며, 차입금의존도도 30.6%에서 32.1%로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STX유럽이 보유한 STX OSV 지분 50.7%를 전량 매각할 경우 약 5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자금은  STX유럽의 주주인 STX조선해양(67%)과 STX엔진(33%)으로 유입돼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GS칼텍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GS파워의 지분 매각설이 돌고 있다.


열병합발전업을 하고 있는 GS파워는 올 상반기 매출액 4천500억원, 영업익 680억원, 순이익 436억원을 기록한 알짜배기 회사다. GS칼텍스는 올해 부채규모(연결 기준)가 2009년 대비 3조원 가량 늘어난 16조원이다.


정제마진 확대를 위해 대규모 고도화 설비투자를 잇따라 단행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많아졌다. 업계에서는 GS파워 지분을 50% 가량 매각할 경우 4천~5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금일 공시되 것처럼 에너지지주회사가 설립되는 것과 별개로 GS파워 지분 매각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확한 것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