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계]숙박 예약안돼 홍콩서 노숙자 신세
여행사를 통해 홍콩 소재 민박집을 예약한 여성 여행객이 민박집으로부터 일방적인 예약취소 통보를 받고 홍콩 거리 벤치에서 노숙하게 된 기막힌 사연을 털어놨다.
25일 부산 수영구 망리동 거주 이 모(여.33세)씨는 “여행사를 통하면 무조건 안전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달 12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홍콩여행을 떠나게 된 이은혜(가명)씨는 한 여행사를 통해 49만5천원 상당의 상품을 구입했다. 일반적인 호텔 숙박이 아닌 민박집을 이용하는 일정이었다고.
현지 공항 도착 후 민박집을 방문한 그는 ‘예약일과 이름만 대면 예약확인이 가능하다’는 여행사 안내에 따라 체크인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그러나 민박집 직원은 “예약 정보가 없다”고 답해 이 씨를 놀라게 했다.
뭔가 잘못됐다싶어 예약 정보가 담긴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자신의 이름 중 ‘은’에 해당하는 EUN이 ‘EUM’으로 잘못 기재돼 있었다고. 게다가 예약된 날짜마저 12일이 아닌 11일로 앞당겨져 있었다.
이 씨는 “11일에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자 다른 투숙객에게 방을 내줘 남은 방도 없었다”며 “결국 거리의 벤치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여행사 측에도 연락이 닿지 않아 타국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이 씨는 노숙 이후 심한 몸살 감기에 걸려 지금껏 고생 중이다.
이에 대해 여행사 관계자는 “민박집 인근에 국제적 박람회가 열리면서 손님이 넘치자 일부러 빨리 예약을 채우기 위해 있던 예약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라며 “고객이 느꼈을 불편을 감안해 거리를 헤메느라 들인 교통비를 더해 여행비 전액 모두 환불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행사 측은 예약 확인시 제시하는 숙소 바우처 등의 예약 정보를 고객에게 제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정상 예약을 진행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