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찬구 형제 제3차 '쩐의 전쟁'터지나?

2011-10-24     윤주애 기자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갈라섰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이에 '제3차 전쟁'이 일어나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박삼구 회장 측 인사인 기옥 금호산업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다.

금호석화는 조회공시를 통해 "전 경영진 2인에 대해 금호렌터카의 유상증서 확약서 관련 사문서 위조와 배임 혐의로 지난 달 16일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고 혐의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기 대표는 박찬구 회장이 지난해 3월 금호석화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하자 자리에서 물러나 현재 금호산업을 경영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기 대표와 전 관리담당 상무 박 모 씨가 임의로 법인인감을 사용해 위조문서를 작성했다는 정황을 최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기 전 대표가 금호렌터카의 재무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대한통운을 인수하려는 박삼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금호석화에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별다른 반응이 없으나, 재계는 제3차 형제의 난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좌)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삼구-박찬구 형제는 지난  2009년 6월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당시 박찬구 회장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호그룹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지주회사격이었던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매집했다.  형제간 동등한 지분 보유 약속을 깬 점이 갈등의 불씨가 됐다.  이후 그룹은 형인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졌다.

지난 2009년 6월 두 회장은  동반 퇴진했으나 지난해 3월 각각 경영에 복귀했다. 형제는 한동안 잠잠하다가 올해 6월 또 다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박찬구 회장이 수백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에 불려다니면서, 제보자로  박삼구 회장 측을 지목한 것이다.  이번에 금호석화가 전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한번 금이 간 형제가 또 다시 폭발할지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한편 금호석화는 오너 형제간 불화가 반영된 듯 올 3분기 실적이 지난 2분기보다 크게 떨어졌다.

금호석화는 올 3분기 매출액이 1조6천600억원으로 2분기(1조7천70억원)보다 2.8% 감소했다.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20.7%, -50.1% 감소한 2천190억원, 950억9천만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