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옛 명성 되찾을까
삼성카드가 최근 실적 부진과 여러 악재요인으로 고전하면서 승승장구하던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의 리더십이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말 수장이 된 이후 공격경영으로 올 2분기 실적 상승을 이끌며 라이벌인 현대카드를 2년만에 앞질렀지만 하반기 실적부진이 예상되면서 고비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1.8% 감소한 812억원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전분기의 1천110억원에 비해 26.9% 가량 감소한 수치다.
실적 감소 요인은 현금서비스 등 여신성 자산 축소와 판관비 증가, 대손비용 증가, 대규모 고객정보유출에 따른 신뢰문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삼성카드의 실적 하락에 최치훈 사장의 공격경영 전략이 무색하다는 전언이다.
앞서 삼성전자, 삼성SDI 등 그룹 계열사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끌어온 최치훈 사장은 삼성카드의 수장에 오른 이후에도 공격적인 경영으로 저력을 과시했다.
삼성계열사의 혜택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S클래스 카드 출시와 다양한 마케팅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그 결과 지난기 2분기에는 18조2천938억원의 카드 이용실적을 기록, 카드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최근 삼성카드가 대규모 고객정보유출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실적마저 악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그의 상승가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최 사장의 리더십은 지난 7월 삼성카드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부감찰 과정에서 드러난 고객정보 유출 사실을 무려 2주 가까이 공개하지 않은데다 금융당국에도 허위보고를 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내부 통제에 대한 고객 비난이 이어진 것. 더욱이 사건 열흘 만에 사과문을 게재하는 늑장대응으로 고객 신뢰를 저버렸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의 외형 확대 전략이 판매관리비용 상승을 부추겨 실적하락을 야기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크게 줄어든 반면 삼성카드의 3분기 기준 판관비는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5천206억원을 기록, 시장의 예상보다 많았다는 지적이다. 신판금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여신성 자산 축소와 대손비용 증가도 실적 하락의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삼성카드의 이미지하락과 최근 수수료율 하락 등 정부 규제와 맞물려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동양종금증권과 KTB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카드의 부진한 실적에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더욱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까지 앞둔 상황이어서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카드주가는 전일대비 500원(-1.17%) 하락한 4만2천100원에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치훈 사장이 여러 악재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아니면 카드사에 와서 새로운 좌절을 경험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계의 신용카드수수료 인하 요구가 봇물을 이루는 등 카드사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수세에 몰린 최 사장에게 악재이기도 하지만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이경제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