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돈맥경화 걸렸나? BW발행설에 투자자들 술렁~

2011-10-26     윤주애 기자

STX조선해양이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의 재무안전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STX조선해양은 2년 전에도 BW청약을 실시해 1천800억원 모집에 나선 전례가 있다. 지주회사인 STX는 2008년, 2009년, 2011년 총 3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STX조선해양이 발행을 검토중인 BW가 7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또 다시 유상증자 쓰나미가 닥칠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X그룹은 최근 BW발행과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대해 떨떠름한 답변을 내놨다. STX메탈, STX엔진의 경우 전혀 BW발행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힌 반면, STX조선해양은 '미확정' 공시를 냈기 때문이다.


BW는 회사채 형식으로 발행되지만 일정기간(통상 3개월)이 경과하면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보통 사채에 비해 발행금리가 낮아 회사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자의 경우 주가상승시 매매차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 매력 포인트지만  이마저도 주가 흐름이 양호한 우량주에만 해당된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또 BW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주식수가 증가해 기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STX조선해양은 2007년 한때 8만원 이상 주가가 치솟았으나 이후 수년동안 2~3만원대를 오르내리다 지난 7월부터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하락세를 타면서 1만4천원대에 머물고 있다.


비단 STX조선해양만이 아니다. STX, STX팬오션, STX엔진, STX메탈 등  STX그룹 상장사 대부분의 주가가 떨어진 상태다.


2008년부터 조선해운업 불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STX그룹은 조선해양업의  매출의존도가 높다.





특히 지분투자로 연결된 계열사 사이에 수익을 보전하는 방식도 리스크를 심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지분법 투자이익으로 잡히는 투자사업은 해운무역, 조선, 에너지부문을 합한 매출보다 2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증권가에 따르면 STX그룹은 올 상반기 장단기차입금 및 사채가 무려 1조5천억원에 달하고, 단기 금융부채는 1조2천억원으로 순부채 비율이 121%를 기록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가 3천2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STX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질 때 시장에서는 '보아뱀이 코끼리를 잡아먹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부터 부도설에 휩싸였던 STX건설의 경우 올해도 적자폭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그룹 내부의 자금확보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STX그룹 주요 상장사 5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부채비율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STX와 STX조선해양의 경우 유동비율이 80~90%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 상반기 60%대로 추락했다. STX의 경우 부채비율이 무려 265%가 넘는다.

자기자본비율은 STX그룹 상장사 5곳 모두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STX는 자기자본 1조1천억원에 부채가 무려 1조8천억원을 웃돌아 자기자본비율이 38%에 머물렀다.  STX조선해양 역시 1조8천500억원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총액은 5조원에 달하면서 자기자본비율이 27.3%에 불과했다. 


STX엔진의 부채는 1조원이 넘는데 반해 자기자본은 7천700억원에 불과 자기자본비율이 41.9%였다.STX메탈과 STX팬오션도 부채와 자기자본이 각각 6천600억원, 3천500억원과 2조3천억원,3조2천억원으로 자기자본비율이 30~40%대에 머물렀다.

일반적으로 조선해운업을 포함한 제조업계에서는 유동비율은 100%가 넘으면 양호하다. 반면 부채비율은 100% 밑으로 낮을수록, 자기자본비율 역시 수치가 클수록 재무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TX그룹의 자금압박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회사 측에서는 "루머일 뿐"이라고 "중동 관련 사업의 성과를 기대해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자금압박설'이 확산되자 이틀 뒤 "더 이상 대형 M&A는 없다"며 회사의 재무구조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TX그룹은 사업의 절반을 조선과 기계류가 차지하고 있다. 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이들 분야가 무역, 해운, 공장 건설, 에너지 사업과 비슷한 비중이 되도록 사업 구조를 전환할 방침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