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강덕수 회장 개인회사에 일감·자금 몰아주기?
고배당주로 유명한 STX그룹이 STX조선해양을 앞세워 2천억원, 해외 지분매각으로 7천억원, 총 9천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1천억원이나 발행키로 결정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배당은 하지 않으면서 각종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명목으로 밥먹듯이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다는 원성을 사고 있는 것.
그룹의 상장사인 STX,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팬오션, STX메탈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유상증자와 BW발행이 빈번했다. STX조선해양은 BW발행만 이번이 22회차다. 지난 2009년 7월에 발행한 1천8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내년 7월 만기가 돌아온다.
STX팬오션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2번이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STX메탈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유상증자만 4번 실시됐다. STX엔진은 2005년에만 9차례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81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주사인 STX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4년새 유상증자만 3번 했다.
반면 최대주주인 강덕수 STX그룹 회장 일가는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STX건설과 포스텍을 통해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기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강 회장의 개인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STX건설, 포스텍 등의 배당률은 30~150%에 달한다.
STX건설은 2005년 STX엔파코(현 STX메탈)의 건설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분할 당시 포스인터내셔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바로 유상증자를 통해 강덕수 회장(25%)과 두 딸인 정연(25%) 경림(25%)씨 등 오너일가가 지분 75%를 소유하는 개인회사로 변신했다. 나머지 25%는 포스인터내셔날을 합병한 포스텍이 보유하고 있다.
STX건설은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를 제외하고 2005년 16억원, 2006년 10억원, 2007년 24억원, 2008년 48억원, 2009년 32억원 등 매년 주주들에게 배당금(약 30% 배당성향)을 지급했다. 강 회장과 정연·경림씨는 지난 5년간 약 98억원을 챙겼다.
포스텍은 강덕수 회장이 69.38%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0% 가량도 STX 관련 재단과 포스텍 자사주로 강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 없다.
포스텍은 지난 2008년 13억원, 2009년 21억원, 2010년 56억원씩 총 90억원을 배당했다. 이 중 63억원이 최대주주인 강 회장에게 돌아갔다.
특히 포스텍은 2009년 136억원의 순이익을 웃도는 206억원의 배당금(150.63% 배당성향)을 지급했다. 또 포스텍은 지난해 결산배당금을 2009년보다 171%, 배당률은 58.6%p 늘렸다.
특히 포스텍과 STX건설은 매출의 대부분을 그룹 내부거래에서 발생시키고 있다. 소위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이다.
포스텍은 STX그룹의 계열사들이 해외법인을 포함해 35개로 늘어나면서 총 매출 5천327억원중 73%인 3천887억원을 내부거래도 달성했다.
STX건설도 지난해 매출 3천822억원 중 2천69억원(54%)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양사의 지분구조도 강 회장의 후계 구도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되기 쉽게 이뤄져 있다. STX그룹은 강 회장이 포스텍을 통해 지주회사격인 STX와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포스텍과 STX건설이 합병될 경우 강 회장의 자녀들이 단숨에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포스텍의 주요주주가 되면서 손쉽게 후계구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STX 일부 계열사들이 오너 일가에 적지 않은 배당금을 몰아주고 있는 반면 상장 계열사들은 투자자들로부터는 유상증자나 BW발행이 잦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2천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막기 위해 또 다시 회사채와 BW를 발행키로 했다. 회사채 만기는 1년 6개월이며 발행금리는 6.70%로, 발행일은 오는 11월4일이다. 이 회사는 지난 6월말 현재 순차입금은 1조9265억원, 차입금의존도는 32.1%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때 STX조선해양이 7천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검토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가뜩이나 STX그룹이 지난 7월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3만5천원이 넘던 주가는 반토막이 난지 오래된 상황이어서 대규모 BW발행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
다행히 7천억원 규모의 BW발행계획이 1천억원으로 축소돼 투자자들은 깊은 한숨을 돌렸다.
STX그룹은 또 알짜배기 해외 자회사도 7천억원 규모의 매각을 추진중이다. 싱가포르에 상장된 STX OSV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각할 경우 약 7천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표면상으로는 해운업계 불황으로 인한 STX조선해양의 재무안정화를 위한 자금 모집이지만, 시장에서는 적자경영 일로인 STX건설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STX건설은 가뜩이나 내부거래로 성장한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나 다름 없는데,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이 회사는 총 자산규모 1조1천617억원 중 부채총계가 무려 1조원이다. 자기자본은 고작 1천530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2009년에 비해 각각 200억원, 100억원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한편 그룹의 상장사인 STX,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팬오션, STX메탈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유상증자와 BW발행이 빈번했다. STX조선해양은 BW발행만 이번이 22회차다. 지난 2009년 7월에 발행한 1천8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내년 7월 만기가 돌아온다.
STX팬오션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2번이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STX메탈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유상증자만 4번 실시됐다. STX엔진은 2005년에만 9차례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81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주사인 STX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4년새 유상증자만 3번 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