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루 기름'파는 주유소"손님 없어요"엄살

2007-06-14     헤럴드경제
기름값 인하 전쟁이 한창인 천호대로 주변 주유소를 들러본 뒤 찾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SK 경일주유소. 이곳의 풍경은 천호대로 주변과 대조적이었다. 커다란 가격표에 주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는 천호대로 주변 주유소와 달리 경일주유소는 가격표지판도 작고 주유 차량도 한산杉?

이유는 기름값 차이. 경일주유소는 ℓ당 휘발유값이 1779원으로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도 제일 비싸다. 서울에서 제일 싼 용두동 대성제1주유소보다 무려 304원 차가 난다. 이곳에서 5만원어치를 주유하는 것이나 대성제1주유소에서 4만1458원어치 기름을 채우나 양은 똑같다. 이 주유소 주변으로 상업시설이 대거 밀집해 있는데도 기름값이 비싸다는 이유 때문인지 주유 차량은 뜸했다.


워낙 화제에 오른 탓에 경일주유소 사장은 취재진을 만나기 꺼려했다. 대신 한 직원은 “최근 손님들이 뚝 끊겼다. 사장님이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주유소 측은 여의도의 땅값과 물가가 비싸 기름값도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주유소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다고 주장한다. 내외부 광택 세차와 카드 이용시 폭넓은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주로 법인 소속 차량들을 상대하다 보니 가격을 싸게 하기보다는 서비스를 강화하는 게 낫다는 전략이다.


인근 주유소의 한 직원은 “고유가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가 주유소만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지목하지만 사실 고가든, 저가든 예전 같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만용ㆍ김선희 기자(myki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