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열사 업적보고, 구본무 회장 이틀만 웃는다
실적 부진으로 깊은 시름에 빠진 LG 구본무 회장이 계열사의 업적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구 회장은 업적보고회 초반 며칠간만 그나마 웃음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구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는 (주)LG는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4월21일 10만4천원으로 고점을 찍은 (주)LG 주가는 현재 36.6% 떨어진 6만6천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런 가운데 그룹 계열사 가운데 군계일학의 실적을 올린 LG생활건강과 LG상사가 1일과 2일 업적보고에 나서 구 회장의 심기를 달랠 전망이다.
1일 업적보고에 나서는 LG생활건강(사장 차석용)은 3분기 매출9천268억원 영업이익 1천121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1%와 14%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도 16% 성장한 771억원을 올렸다.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2조6천223억원 영업이익 3천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와 16.7% 늘었다. 얼마 전에는 자회사 보브화장품에 605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보브의 색조화장품사업을 인수하며 성공적인 M&A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내년 전망도 좋다. 2012년 LG생활건강은 신사업 추가 및 기존사업 내에서의 브랜드 추가와 제품라인 확장,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 등으로 올해 대비 13.1%와 17.6% 상승한 매출 3조9천억원 영업이익 4천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상승세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의 주가 오름세도 가파르다.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국내외 이슈에 흔들리지 않고 올 초 대비 20% 오른 50만3천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LG생활건강에 이어 두 번째 업적보고에 나서는 LG상사(사장 하영봉)도 비유전 자원개발사업의 확대로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춰가는 등 향후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5천억원과 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4분기 곧바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개공식을 가진 중국 완투고 석탄 광구의 본격 생산과 탄소배출권 판매실적이 반영된다. 또 32% 지분을 보유한 GS리테일 3천억원 규모의 신규상장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석탄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자원개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석탄광구가 부각되며 주가도 오르막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5일 잇따른 해외발 악재로 3만5천350원까지 내려앉은 주가는 현재 4만9천750원(31일 종가 기준)으로 30% 가까이 회복한 상태다. 증권가는 목표가 8만원과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계열사 업적보고 스케줄이 정해진 곳은 LG생활건강과 LG상사 두 곳으로 이후부터는 구 회장의 입가에서 미소를 찾긴 힘들 전망이다.
LG그룹 관계자는 "11월 계열사 CEO들의 스케줄에 맞춰 업적보고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보고 순서는 매년 바뀌며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스마트폰의 저주로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하며 적자 늪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3분기 다시금 손실로 돌아섰다.
주가 추락으로 시가총액은(10조8천억원) LG화학의 반 토막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부진에서 벗어날 타개 책도 뚜렷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사장 권영수)와 LG이노텍(사장 허영호)은 나란히 작년 4분기부터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D는 3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4천9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LG이노텍은 올 들어 68억원의 영업손실과 52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LG화학(대표 김반석 부회장)도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와 14.6% 감소했다. 증권가는 앞 다퉈 목표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그나마 내년 중국 석유화학 수요의 정상화에 따라 실적 개선 여지가 남아있는 게 위안거리다.
한편, LG는 매년 6월과 11월 연간 2번에 걸쳐 전략 보고회를 실시하고 있다. 6월에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살피는 '중장기 전략보고회'를, 11월에는 당해년도 실적점검과 차기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업적보고회'가 실시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