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술, 매일 조금씩 마시면 안전하다?

2011-11-02     뉴스관리자

음주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과도한 음주도 문제지만, 잘못된 음주 습관 역시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술잔을 돌리는 습관, 음주 후 토하는 습관, 음주 전 제산제를 먹는 습관 등, 피해야 할 음주 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술잔 돌리기 - A형 간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등 옮겨

술잔을 주고받는 음주습관은 과음 및 폭음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을 옮기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급속히 확산돼 이슈가 되고있는 A형 간염이다.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B형, C형 간염과는 달리, A형 간염은 타액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한국인의 70%가 보유하고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역시 술잔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 대표적인 균이다. 보통 위 안에 있다고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은 위액의 역류로 식도를 거슬러 올라와 입 속에도 존재하기 때문. 헬리코박터균은 논란은 있지만 위염, 위궤양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균으로 분류돼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성병도 술잔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입 안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임질이나 헤르페스 등 성병에 걸린 사람의 타액이 묻어있는 술잔을 받은 경우 성병에 옮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빈 속 음주 - 위염, 위출혈 등 유발

빈 속에 술을 먹으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위가 빈 상태에서 술을 먹으면 알코올의 흡수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알코올 분해 효소가 채 작용하기도 전에 술이 체내로 흡수되면 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고, 위벽이 손상되기 쉽다. 알코올에 의한 위 점막의 손상은 급성, 혹은 만성 위염이나 위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위 속에 음식이 있는 경우 알코올 흡수 속도가 느려지고,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낮아진다. 따라서 음주 전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간편하게 우유 등을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우유가 위벽을 감싸 알코올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빈속으로 술자리에 참석하게 된 경우라면 안주로 충분히 배를 채우고 되도록 천천히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치즈, 두부, 생선 등의 고단백 안주는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데 중요한 에너지원 역할을 한다.

한편 빈 속에 술을 마시는 경우, 소주·위스키·보드카·브랜디 보다는 맥주나 막걸 리가 낫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소주 등의 증류주가 맥주 등의 발효주에 비해 흡수가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음주 후 일부로라도 토하는 게 낫다? - 식도 파열 가능성 있어

과음을 한 후 속이 부대낀다며 일부러 토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행동이다.

강한 위산이 역류해 식도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 급성위염이나 담즙역류성 위염도 일으키기 쉽다. 억지로 구토를 유도하면 위출혈을 일으키거나 기도 폐쇄가 발생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구토가 잦은 경우, 심하면 식도와 위의 경계부위가 터지는 이른바 ‘말로리 웨이즈 증후군(Mallory-Weiss Syndrome)’에 걸릴 수 있다.

구토를 하면 식도의 압력이 갑자기 올라가고, 식도와 위가 만나는 위의 경계부위의 점막이 손상된다. 습관적으로 구토를 하다보면 이 부위의 근육층과 동맥이 파열돼 과다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음주 후 구토를 할 때 피가 섞여 나오는 토혈증세가 있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제때 빨리 발견하면 약물을 주사해 출혈을 멎게 할 수 있다. 치료가 늦은 경우에는 상처가 악화되거나, 식도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빨리 마시고 빨리 끝내자 - 심장, 뇌에 무리 줄 수도 있어

같은 양의 술을 마신다 할지라도 빨리 마시는 술이 천천히 마시는 술보다 몸에 훨씬 해롭다. 알코올은 간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데, 술을 급하게 마시면 이산화탄소가 늘어나고, 우리 몸에서는 이를 제거하기 위한 활동이 이루어진다. 심장박동과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혈압이 높아지는 것.
따라서 심장 등 순환기계통이 약한 사람이 술을 급하게 마실 경우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뇌 손상도 일어날 수 있다. 사람마다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간의 능력 이상으로 많은 술을 많이 마시면 미처 분해되지 않은 알코올이 혈액 속으로 흡수돼 뇌까지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이 기억의 입력과 출력을 관장하는 기간인 해마를 마비시켜 소위 말하는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급히 마시는 술은 중추신경과 호흡중추를 마비시켜 급성 알코올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음주 전 위장약 복용 - 약의 오남용이 위, 간 혹사 시켜

음주 전 위를 보호해야 한다며 위장약을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다. 음주 전 제산제 계통의 위장약을 복용하면 제산제가 위액분비를 억제하고 위벽의 알코올 분해효소의 활동을 막아 혈중 알코올 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또한 알코올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약 성분도 간에서 분해하는데, 간이 술과 위장약 두 가지를 한 번에 분해해야 해 이중으로 혹사당하게 된다.

음주 시 소화제를 먹는 것도 위험하다. 소화제는 위장 내 알코올의 배출을 촉진시켜 알코올이 혈액 속으로 보다 빨리 흡수되도록 한다. 때문에 혈중 알코올 농도가 갑자기 증가할 수 있다. 또 직접적으로 위를 자극하기 때문에 위염이나 위궤양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매일 조금씩 마시는 것은 괜찮다? - 간 혹사당하고 췌장염 등 위험

알코올은 위, 소장 등에서 흡수되며, 간에서 90% 이상이 대사된다. 술을 많이 마시면 그만큼 간에 부담이 가는 셈이다.

그런데 술을 마신 후 간이 제 기능을 회복하는 데에는 약 72시간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루 술을 마시면 최소 2~3일은 쉬어야 한다는 소리다.

일주일에 일정한 양을 마신다면, 그 양을 1/7로 나누어 매일 술을 마시는 것보다 두 세 번에 나누어 마신 뒤 며칠간 금주하는 음주법이 간에는 더 낫다.

매일 마시는 술은 췌장에도 치명적이다. 특히 만성췌장염의 경우, 섭취한 알코올의 총량보다는 평균적으로 매일 마시는 경우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췌장염 환자의 60~70% 정도에서 6~12년 동안 하루 150~175g의 음주력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도움말=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