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가습기 살균제? 정부, 수거 나서나

2011-11-02     김미경기자

최근 일부 산모를 중심으로 나타난 폐손상 유발 원인으로 잠정 지목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동물 흡입실험에서 인과관계를 추정할 만한 일부 유의미한 징후가 포착됐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께 발표될 보건당국의 최종 실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동물실험에 관여한 한 정부 관계자는 "이달 중순 최종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부 가습기 살균제를 이용한 실험에서 대조군과는 다른 징후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험에 사용된 여러 종류의 가습기 살균제 가운데 일부에서 이런 징후가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해당 제품의 수거 조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가습기 살균제 동물 흡입 실험은 지난 9월26일 시작됐으며, 실험 한 달 만인 지난달 26일 실험대상 동물에 대한 1차 부검이 실시됐다.

  
당국은 현재 1차 부검 대상 폐 조직을 정밀 분석 중이며 최종 실험 결과는 이달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다.

  
살균제 흡입실험 대상 동물 중 일부는 실험 시작일로부터 1개월 후 부검을 하고, 일부는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부검한다. 부검을 통해 채취한 폐 조직은 2주간의 사전 작업을 거친 뒤 분석한다.

  
그는 "이달 중순까지 폐 조직을 분석해보고 (폐 손상과 살균제의 인과관계에 관한)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되면 즉시 해당 제품에 대해 판매 금지 및 수거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최종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며 "현재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최종 결과 발표 전까지 가습기 살균제 사용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 원인 불명 폐 손상으로 입원한 산모 4명이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증세로 사망함에 따라 정부는 잠정적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1일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제 노출 이후 원인 불명의 폐 질환으로 태아를 비롯한 18명이 숨졌다면서 살균제 강제 리콜 등 정부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