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 장가 잘못 가 기사작위 못받는다
2007-06-16 뉴스관리자
영국에서는 토니 블레어 총리가 2007년 신년 하례회에서 기사 작위를 부여할 국가 공로자 명단에 베컴을 추천하기로 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한 이후 의회 등에서 비공식 논의가 계속되고 있고 작위 수여가 대세라는 평가이기는 하지만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않다는 것.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하는 등 영국 축구와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상당한 기여를 한 베컴이 이미 작위를 받은 F1 레이서 재키 스튜어트나 수많은 크리켓 선수에 비해 훨씬 많이 공헌했다는 객관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만만찮은 저항을 받고 있는 것은 우선 전 스파이스 걸스 멤버였던 아내 빅토리아 베컴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빅토리아는 베컴의 기사 작위 수여가 처음 보도되던 지난해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믿기지 않는다. 작위를 받는 것이 얼마나 멋지겠느냐"며 "`레이디(Lady) 빅토리아'로 불리는 것은 정말 환상적일 것이다"고 말했었다.
베컴이 작위를 받더라도 빅토리아의 경우 귀족 가정 출신이 아니어서 `레이디 베컴'으로 불려야 하지만 어쨌건 사치스런 연예인으로 지적되곤 하던 빅토리아에게 `레이디'라는 칭호를 쓰는데 대한 반감이 대단하다.
한 블로거는 "왠 핼러윈의 악몽이냐"고 반문하며 "세상 일이 그렇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베컴이 맨체스터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LA갤럭시와 5년간 계약하고 내달 미국으로 건너오는 문제 역시 작위 수여 반대 여론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타블로이드 신문 '이브닝 스탠더드'는 베컴의 작위 수여에 반대하는 일부 관료들의 말을 인용, "베컴의 미국행은 세금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망명'이다"고 지적했으며 영국 정부에서는 이를 공식 부인했으나 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짐 데번 의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베컴이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되는 등 훌륭한 체육인임이 분명하지만 작위 수여는 축구 재능 이외에 얼마나 비범한 삶을 살면서 사회 전반에 폭넓은 영향을 끼쳤느냐에 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국 남서부 데번에 사는 콜린 리치씨는 최근 `데일리 미러'지에 기고한 글에서 "공차는 기술 밖에 없는 문신한 `얼간이'에게 작위를 수여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베컴의 대변인인 사이먼 올리베이라씨는 이와 관련, "솔직히 현재로서는 (기사 작위 수여문제가) 단순히 언론에 떠돌고 있을 뿐"이라면서 "만약 작위를 받는다면 대단히 명예스러운 일이지만 아직까지는 가부에 대해 어떤 것도 전해들은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받은 축구 스타로는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보비 찰튼, 제프 허스트, 보비 무어등 모두 4명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