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주가 하염없이 추락, 왜?
좋은 경영 성과를 올리는 있음에도 대한통운의 주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6월말 13만7천원이던 주가가 4일 종가 기준 7만5천300원까지 반토막 가까이 떨어졌다. 소버린 쇼크를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낙폭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대한통운의 이같은 주가하락이 CJ의 인수가 깎기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CJ가 인수가를 계속 깎으면서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는 분석이다.
◆대한통운 주가 급락
대한통운 주가는 이달 들어 7만원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소버린 쇼크가 한창치던 지난 8월 중순에도 주가가 10만원 이상(8월 17일 종가 10만3천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리스크를 주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대한통운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조금 줄었지만, 매출액은 늘었다. 3분기 예상 실적도 매출액 6천6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 분기순이익 2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간이나마 늘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통운의 과도한 주가하락이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CJ그룹으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혼란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CJ는 지난 7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대한통운을 주당 21만5천원, 총액 2조2천54억원에 인수하기로 매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 후 “가격이 너무 높다”면서 거듭해서 계약 변경을 요구, 결국 주당 20만2100원, 총액 2조730억원으로 6%를 깎았다.
이로써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 같은 계약은 최근 또 다시 고비를 맞았다. CJ가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에 또 다시 10% 수준의 가격 할인을 요청했기 때문.
10%를 할인할 경우 주당 19만3천500원으로 본입찰 경쟁자였던 삼성SDS-포스코 컨소시엄의 19만1천500원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
인수하겠다는 의욕에 앞서 무리한 입찰가를 제시했다가 계속 흥정을 붙는 듯한 모양새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CJ 스스로가 대한통운의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 관련 혼란과 관련 인수 주체인 CJ제일제당 주가도 신통치 않다..
최근 코스피시장 훈풍속에서도 CJ제일제당 주가는 30만원대 초반에서 오르락내리락거리기만 할 뿐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CJ가 대한통운 가격 할인을 요구한 3일에는 전일 대비 4천500원 가라앉았다.
일각에서는 CJ가 거듭해서 할인을 요구하는 것은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현재 CJ그룹의 가용현금은 1조862억원에 불과해 은행권 투자확약서 6천억원을 더해도 인수금액에 약 6천억원 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만약 삼성생명 지분매각 차익(3천452억원)이 발생하지 않으면, CJ는 따로 1조원에 가까운 돈을 구해야 한다.
◆인수가 못깎을 경우 CJ의 선택은?
CJ의 가격 할인 요청에 대해 산업은행은 "더 이상은 한 푼도 깎아줄 생각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만약 서로간의 입장차로 거래가 무산될 경우 CJ는 미리 지불한 계약금 1천800억원을 몰취당하게 된다. 또 CJ로 인한 혼란 탓에 대한통운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해를 입은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위험도 있다.
대금 입금 기한은 내년 1월 15일까지이다. 그때까지 CJ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