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제 4의 물결에 대비하라"

2007-06-17     장의식 기자

    
"휴대폰 사업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휴대폰은 제품 수명 주기가 짧아지고, 경쟁이 더욱 심화됨에 따라 미래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예상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의 휴대폰 기업들의 실적은 작년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이 17일 '휴대폰 제 4의 물결에 대비하라'라는 보고서를 내 주목을 끌고 있다.

"단순한 경쟁사의 벤치마킹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될 수 없다. 새로운 트렌드를 경쟁사보다 빨리 읽고, 창의적인 돌파구를 먼저 찾아야만 휴대폰 시장의 ‘제 4의 물결’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최근 삼성과 LG, 소니에릭슨이 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구글·야후·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과 애플 같은 PC 기업마저 휴대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또한 보다폰과 같은 통신사업자도 단말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휴대폰 산업의 판도는 한치 앞도 내다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지난 10년 간, 휴대폰 산업의 변화를 돌이켜 보면 크게 3단계의 흐름으로 요약한다.

제 1의 물결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의 전환’이다. GSM과 CDMA의 출현으로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노키아가 이를 기회로 모토롤라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제 2의 물결은 ‘컨버전스화’이다. 컬러LCD, 카메라, MP3, 라디오 등이 다기능 컨버전스로 휴대폰에 융합되며 고도화 되었던 시기였다. 지멘스 및 일본 기업이 퇴조하고 노키아와 모토롤라 등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톱브랜드 대열에 진입하였다.

제 3의 물결은‘신흥저가시장의 급부상’이다. BRICs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어 저가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저가폰에 강한 노키아와 모토롤라를 부활시킨 변화이다.

이제 다가오는 제 4의 물결은‘소프트화 및 오픈(Open)화’로 전환되는 사업 속성의 변화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사업 환경 변화로 인해 포털 업체와 가전/PC 업체들의 신규 진입 증가로 경쟁이 심화되고, 노키아 등이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사인 LG 및 삼성과 파트너쉽을 맺는 등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토탈 솔루션과 플랫폼으로= 보다폰, TMO, 버라이즌 등의 글로벌 사업자들은 서비스 로드맵을 구성하기 위하여 컨텐츠ㆍ서비스사업 기획 부서를 두고 미래 시장을 설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이들 사업자들이 기획한 서비스 로드맵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통신 사업자들은 치열한 경쟁으로 단순한 자체 광고만으로 새로운 통신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차별적으로 어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단말기 업체와 공동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글로벌 통신 사업자도 미래의 킬러 서비스를 확실하게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유럽에서는 소니에릭슨과 노키아 등이 통신 사업자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2년간의 제품로드맵, 서비스 로드맵 및 마케팅 로드맵을 사업자에게 미리 제안하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며 파트너쉽을 강화하고 있다. 단말기만으로 통신 사업자와 파트너쉽을 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말 업체로서는 이제 단말기 최적화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발굴 및 육성하고 전략적인 파트너쉽 마케팅도 제안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단말기 업체는 노키아다. 노키아는 수천 개의 제 3 사업자(3rd Party)를 운영하며 노키아 중심의미래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모토롤라도 오픈OS(운영체계)인 Linux와 관련된 제 3 사업자 발굴 및 육성에 작년 한 해에만 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번째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판매 대상이 단말기 자체만이 아니라 플랫폼으로 확대되고 있다는점이다. 지난 5월말 '서울 디지털 포럼 2007'에 참가한 테로 오얀페라 노키아 CTO는 “미래의 노키아는 휴대폰 제조사를 넘어 모바일 웹 플랫폼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휴대 단말기 사업보다는‘휴대폰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성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 하드웨어 차별화 한계: 소프트 경쟁 가속화= 2004년까지 휴대 단말기의 성장은 디지털화와 신기능 중심으로 표현되는 하드웨어 기능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루어졌다.

GSM과CDMA 도입으로 기존의 아날로그 통신이 디지털 통신으로 전환되면서 비용 효율적인 혁신을 가져왔고 컬러 LCD, MP3, 디지털 카메라 등의 고성능 하드웨어 기술은 디지털 컨버전스를 통해 수요를 창출하며 2000년대 중반까지 휴대 단말기 시장을 급성장시켰다. 그러나 이제는 하드웨어적인 차별적 포인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고기능 하드웨어에서 과거와 같은 차별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의 주류 시장은 몇 년째5M 화소에서 정체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도 3인치 VGA급 이상으로 진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 믿었던 DMB 및 DVB-H의모바일 TV도 기대보다 시장 확대 속도가 늦다고 분석했다.

시장 조사 업체 Informa는 2010년경에도 전체 시장규모가 4,000만 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분간 고기능으로 대변되는 하드웨어를 통한 차별화로 과거처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반면, 2006년 소니에릭슨을 급속히 성장시킨 차별 포인트는 편리한 메뉴를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이다. LG전자 초코렛폰도 터치 센싱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디자인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고, 1억대 이상을 판매한 모토롤라의 RAZR도 하드웨어 중심의 고기능이 아니라 슬림이라는 소프트한 디자인이 성공의 주된 요인이었다.

차세대 성장 모델인 스마트폰의 경우도 하드웨어적인 기능향상 보다는 모바일 인터넷 기능과 이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혹은 컨텐츠 서비스가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2~3년간 휴대 단말기의 차별 포인트는 이러한 소프트한 혁신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개발 체제와 비용 절감 혁명 : 오픈 OS 플랫폼= 2006년 휴대폰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급속한 성장과 이를 가능하게 한 플랫폼 기반의 저가폰이였다.

향후 이러한 저가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단말기 제조사뿐만 아니라 통신 서비스 업체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고기능 프리미엄 제품이 아닌 저렴하고 편리한 기본 기능과 서비스만 있는 중저가폰을 요구하는 고객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사업자간의 서비스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면서 사업자들에게 보다 효율적인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표준화된 OS(운영체계)를 사용하게 된다면 업그레이드나 사양을 변경할 때 기존보다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오픈 OS이다. 필요한 사양을 맞추기 위해서는 높은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제한된 시장에서만 적용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최근 기술의 발달로 가격대비 성능이 향상되면서 이러한 부분을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가트너는 이러한 시장 규모가 2006년 1억 대 규모에서 2010년에는 4억 6만 대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휴대폰의 30%에 해당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