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톱]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구들장 추억' 속으로

연암 영월당·강릉 선교장·거창 황산마을 등 전통 한옥 여행

2011-11-10     김솔미기자

어느덧 겨울의 문턱, 입동을 훌쩍 넘겼다. 요 며칠 제법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은 아직 인가 싶지만 방심은 금물! 예고 없이 들이닥칠 동장군의 심술을 떠올리니 뜨끈뜨끈한 구들장에 벌러덩 눕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옛 추억을 되살리는 전남연암 영월당,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 노송이 우거진 강릉 선교장, 예쁜 흙담길이 인상적인 거창 황산마을 등 한국관광공사 추천 명소 4곳으로 한옥 여행을 떠나보자.



먼저 전라남도 영암 땅 너른 들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은 월인당. 이곳에서는 날마다 장작 타는 냄새가 좁은 뒷마당을 가득 채운다. 내력 있는 종택도, 유서 깊은 고택도 아닌 단출한 월인당에 주말마다 예약손님이 밀려드는 까닭은 바로 절절 끓는 황토 구들방에 등 지지는 특별한 경험 때문.

규모는 단출하다. 방 세 칸에 두 칸짜리 대청, 누마루와 툇마루가 전부다. 담장은 대나무 울타리로 대신하고, 넓은 안마당엔 잔디를 깔아 소박한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삼면이 툭 트여 햇살과 바람과 달빛이 드나드는 누마루는 차 한 잔의 여유 혹은 술 한 잔의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정자 역할을 한다. 월출산 위로 보름달이 뜨는 밤 누마루에 나와 앉아 달빛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겠다.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 가면 월암재, 서악서원, 도봉서당, 종오정, 독락당 등에서 고택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늦은 밤, 달빛 환히 비치는 마당을 거닐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신라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 경주 고택들 주변으로는 나정, 삼릉, 무열왕릉, 서악동고분군, 옥산서원 등 문화유산이 즐비하다.

경주역 맞은편에 있는 전통시장인 성동시장도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약 700여개의 점포들이 밀집해 있는 이곳은 1년 내내 관광객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가정식 백반을 맛볼 수 있는 먹자골목,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상어고기를 파는 어물전, 폐백음식가게 등이 성동시장의 명물. 서울에서 KTX를 타면 2시간 만에 닿을 수 있는 경주에서 추억의 수학여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강릉 선교장은 우리나라 전통 한옥 중에서도 원형이 가장 잘 유지된 집으로 유명하다. 안채, 동별당, 서별당, 열화당, 활래정 등 100여 칸이 넘는 우리나라 최대의 살림집인 이 곳은 특별히 치장하지 않아도 그 역사를 짐작케 한다. 집 뒤로 수백 년은 족히 됐음직한 노송들이 우거진 숲은 이 곳만의 매력. 옛 것을 유지한 채 실내에 부엌, 샤워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춰 편안하게 한옥체험을 할 수 있다.

선교장에 머무는 동안에는 지루할 겨를이 없다. 다도, 한과 만들기, 떡 만들기, 서예 등등 다양한 전통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니 예약은 필수.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거창 황산마을. 황산마을은 거창 신 씨 집성촌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건립된 한옥 50여 채가 밀집해 있다. 오래된 기와집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흙담길은 오래된 친구처럼 아늑하고 편안하다. 10여개의 가구가 민박손님을 받고 있어 한옥민박을 겸한 가을여행을 계획한다면 이곳이 안성맞춤.

황산마을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발길 닿는 데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이 골목, 저 골목 낮은 담장길을 따라 걷다 보면 푸근한 사람의 온기가 느껴진다. 까치발을 하면 담장 너머로 집과 마당이 훤히 바라보이니 몰래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밤이면 창호지로 스미는 달빛을 바라보며 아득한 추억 속으로 빠져보자.(자료참고-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