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눈덩이 부채 '진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가까스로 4천만주(3천억원) 모집에 청약률 96.4%로 유상증자에 성공해 한숨 돌렸지만 고유가와 저운임으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부채가 과도하게 불어난 탓에 또 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현금성자금이 306억원밖에 없는 한진해운홀딩스가 37.2%의 지분율(1천100억원) 그대로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800억원을 또 구해야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이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통해 책임경영을 과시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적어도 2013년까지 이어질 경기불황에 대비할 자금확보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올 3분기 영업손실액이 1천350억원으로, 2분기(1천700억원)보다 20.6% 개선됐다. 이 기간동안 순손실액은 2천700억원에서 860억원으로 68.6%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3천300억원, 누적 순손실액은 5천억원이 넘는등 적자의 늪에 빠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유가, 저운임비 등으로 해운업 불황이 심화되면서 영업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
더욱이 한진해운은 수익을 내지 못하지만 물량이 없어도 정기선을 운행해야 하는 컨테이너선박이 주력이어서 부채는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말 자산규모 10조8천억원에 부채가 무려 8조5천억원이 넘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00%에서 올 상반기 384%로 껑충 뛰었다.
당장 올 하반기 7천6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지만 지난 6월말 한진해운의 현금성 자산은 고작 7천4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1조원이 넘던 현금성 자산은 6개월새 차입금 상환 등으로 30% 가까이 감소했다.
결국 최 회장은 지난 9월23일 약 4천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5월 2천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지 1년6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대규모 유상증자가 결정되자 4만원이 넘던 한진해운 주가는 1만원 밑으로 고꾸라졌다.
당초 신주발행가액을 1만1천800원으로 잡았지만 주가가 7천원대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최종적으로 7천500원으로 확정됐다. 최 회장은 눈물을 머금고 모집자금 규모를 1천700억원 낮춘 3천억원으로 축소했다.
이마저도 지난달 17일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해 800만주(10.18%)로 우선 배정했으나 청약률은 50.8%(407만1천98주)에 불과했다. 49.2%의 실권율을 포함해 지난 3일, 4일 양일간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도 실권률 3.6%를 기록했다.
실권주 114만1천93주는 지난 8일과 9일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주관으로 일반공모가 진행되고, 최종 잔여주는 양사가 7대3의 비율로 모두 인수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신주 4천만주에 대해 오는 23일 신주권을 교부하고, 24일 상장할 계획이다.
◆ 글로벌 금융증시불안에 현금확보 빨간불
최 회장을 비롯해 한진해운 임원 50여명은 지난달부터 임금의 10%를 삭감하는등 위기극복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앞서 감천터미널 부지 매각(1천억원), 한진에너지 무상감자(1천600억원)와 이번 유상증자(3천억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총 6천억원에 달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IMF 당시 한진해운은 1조원이 넘는 현금성자금을 보유했다.
한진해운은 약 700억원 규모의 벌크선 2척의 매각을 검토중이며, 추가적으로 자산(지분) 처분을 통해 자금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9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도 연다.
해운업계 투자자들은 "한진해운이 그나마 1만원대 주가를 유지하는 것도 기관투자자들이 대량으로 물량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는 24일 신주 4천만주가 상장된 이후 주가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8일 주가가 전일보다 450원(4.5%) 떨어진 1만750원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들은 마지노선인 1만원이 깨질 경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주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는 한진해운홀딩스(-55.95%)와 한진해운(-72.09%)은 올해 10대그룹 상장법인 가운데 시가총액 하락률이 가장 높은 1, 2등으로 꼽히기도 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