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은 안전하다고? 녹슬고 곰팡이 범벅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 검출많아...개봉 후 내용물 옮겨 담아야

2011-11-14     김솔미기자

금속 재질의 통조림 용기,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

냉장고에 넣지 않고도 음식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오랫동안 애용해 온 금속제 통조림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2011년 한국소비자원에서 시중에 유통 중인 과일 및 옥수수 통조림의 안전성 시험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총 30종 중 17종에서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

식품이나 음료수 캔의 보호용 코팅에 흔히 사용되는 비스페놀A는 주석 용출을 막기 위해 통조림 내부에 코팅하는 에폭시수지의 원료. 현재 국내외적으로 내분비 교란 물질로 의심을 받고 있지만 발암성 등의 독성은 확인되지 않아 식품에 대한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주석의 경우 9종에서 38~148mg/kg 검출됐으나 안전성 기준에는 적합한 수준이었다.

최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시중에 판매되는 과일·옥수수 통조림 용기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개봉한지 이틀 만에 용기 내부가 심하게 녹이 슬거나, 내용물에 곰팡이가 발견되기도 해 제조·유통·보관·소비 단계에서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이틀 만에 녹슨 과일통조림…안전할까?



14일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에 사는 김 모(남.39세)씨는 최근 집 근처 슈퍼마켓에서 D식품회사의 과일통조림을 구입했다가 용기에 녹이 슨 사실을 뒤늦게 알고 기겁했다며 본지에 제보했다.

김 씨에 따르면 통조림 개봉 당시에는 주위가 어두워 용기 내부가 녹슬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먹다가 조금 남긴 통조림을 냉장 보관했다는 김 씨는 다음 날 제품을 다시 꺼내 확인해보고는 깜짝 놀랐다. 용기 곳곳에 짙은 갈색의 녹슨 흔적이 남아있었던 것.

기가 막힌 김 씨는 개봉한지 이틀 째 되는 날, 업체 측에 항의했으나 “개봉 후 곧바로 다른 용기에 내용물을 옮겨 담았어야 한다”는 답변밖에 들을 수 없었다.

그는 “고작 이틀 만에 이처럼 심하게 용기가 부식됐는데 보관상의 부주의로 모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D사 관계자는 “산성이 강한 과일통조림이 든 용기의 경우 산소에 닿으면 쉽게 부식될 수 있다”며 “소비자가 통조림을 어떻게 보관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특수한 환경에 놓여있었다면 이틀만에도 용기 내부가 녹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자사의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불편을 겪은 점을 감안,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현물로 보상하겠다고 제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옥수수 통조림이야? 곰팡이 통조림이야?



전남 담양군 대전면에 사는 채 모(여.40세)씨 역시 며칠 전 1천300원 상당의 옥수수 통조림을 구입해 뚜껑을 열었다가 내용물을 뒤덮은 곰팡이를 발견했다.

구입 후 개봉하자마자 곰팡이를 발견한 채 씨는 냉동실에 제품을 보관하고 업체 측에 사실규명을 요청했다.

채 씨는 “진회색으로 가득 덮인 곰팡이를 발견하고 기겁했다”며 “식품의 경우, 제조는 물론 유통 과정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문제의 통조림을 확인한 업체 관계자는 “뚜껑 부위에 눌린 흔적이 있는 것을 보아 유통 중에 파손돼 공기가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조 과정의 문제는 아니지만 소비자에게는 동일 제품으로 교환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통조림 제품이라 파손의 우려가 적은 만큼 유통과정에서 소홀히 다뤘을 수 있지만 이처럼 곰팡이가 생기는 것은 흔치 않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 통조림 구입 시 올바른 보관·섭취 요령은?

통조림 용기는 주로 양철과 알루미늄으로 주로 만들어진다. 양철은 재질에 따라 주석 도금한 캔과 주석 도금 캔에 에폭시수지를 코팅한 캔으로 나뉜다.

이 같은 통조림 용기는 식품을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보존 기간이 길고 금속제 용기인 철을 사용한 만큼 안전성을 우려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은 통조림 구입 시 ▲외관이 불룩하거나 흠이 있는 제품, 녹슬고 찌그러진 제품은 내용물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구입하지 않을 것 ▲개봉 후 되도록 빨리 섭취할 것 ▲용기가 산화돼 내용물 접촉 부위가 부식될 수 있으므로 남은 식품은 다른 용기로 옮길 것 ▲열에 노출되지 않는 서늘한 공간에 보관하고 개봉 후에는 냉장 보관할 것을 당부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