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업그레이드.. 구두100억, 볼펜 6억은 돼야
2007-06-19 뉴스관리자
AP는 어느 정도 인정받는 구두를 사려면 1000달러(약 93만원)은 줘야 한다며 과거의 350달러(약 32만원)짜리 스틸레토는 잊으라고 충고했다. 또 예전에는 600달러짜리 핸드백이 부르주아적인 사치품으로 보였지만 이제 유행을 선도하는 A-리스터들은 5000달러(약 464만원) 이하의 제품은 갖고 다니지 않으려 한다며 요즘 미국의 명품 세태를 전했다.
시장조사 업체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은 1500억달러(139조2300억원)에 이르렀으며 이 중 30%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소매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명품의 주 소비층은 세계 금융시장 호황으로 엄청난 부를 쌓고 있는 투자은행업계 종사자들과 헤지펀드 매니저 및 인터넷 기업가들이다. 또 달러 약세에 힘입어 아시아와 러시아에서도 명품 소비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몽블랑 뉴욕 매장에서는 며칠 전 70만달러짜리 볼펜을 판매했다. 루비와 사파이어, 다이아몬드가 박힌 이 볼펜은 제작 기간만 15개월이 걸린 수공품. 카르티에의 북미 매장에서는 한 사람이 한 번에 보석과 시계 등을 100만달러(약 9억2800만원)~200만달러 어치씩 구입하는 경우가 한 달에 두어 차례는 생긴다. 수년 전만 해도 극히 드물었던 ‘사건’이 점점 일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카르티에의 북미 지역 CEO인 프레더릭 드 나르프는 지난해 고객 한 사람이 1100만달러(약 102억원)어치의 물건을 산 적도 있다고 밝혔다.
루이뷔통은 이번 봄 시즌에 4만달러(약 3710만원)짜리 한정판 핸드백을 사전 판매했다. 핸드백 하나의 가격이 미국의 평균 가구 소득은 4만6326달러에 버금가는 것이다. 평균 300달러(약 28만원)짜리 핸드백을 팔던 가죽업체 코치도 명품 붐을 타고 지난해에는 1만달러(약 928만원)짜리 한정판 악어 가죽 핸드백을 출시했다.
콘솔로의 조사에 따르면, 명품 매장 1평방피트당 매출액은 최소 8000달러로 중간 수준 매장의 10배에 이른다. 이에 따라 디자이너와 소매업체들은 부유층 고객들을 위해서 매장에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톰 포드의 맨해튼 매장에서는 점심을 주문하고 음료를 가져다주는 집사가 상시 대기해 손님들의 시중을 들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이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워싱턴 등 주요 도시에서 매장을 늘리는 한편 체비체이스와 메릴랜드 등 부유층들의 거주지로 진출하면서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허름하게 입고 온 부자 고객들이 홀대받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해리슨그룹의 짐 테일러 부회장은 상당수 부유층들이 매장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는 인터뷰 조사를 언급하면서 “매장에서는 누가 오든 더 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패션지 엘르 액세서리의 켈리 벤시몬 편집장은 명품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저항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수년 전만 해도 유행에 뒤지지 않으려면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잇(it) 백’은 500달러 정도였지만 이제는 1000달러(약 93만원)가 넘는다고 전했다. 또 “핸드백, 신발, 구두 등의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이를 모두 갖춘 여자가 되려면 은행 잔고가 정말 많아야 한다”고 덧붙였다(헤럴드경제신문).